[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인터뷰]
4년간 연재 칼럼 200회로 끝내
"글 쓰는 일 즐겁고 기질에 맞아, 절필 아니야… 다시 쓸 날 올것"
서 교수는 지난 2016년 칼럼 시작 당시엔 300회 정도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느 날 달력을 보다 곧 200회가 되는 걸 알고 '이 정도면 할 수 있는 만큼, 능력만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선 일정도 감안했다. "선거에서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 폭주를 막아줄 견제 세력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며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던 거죠." 결과는 야당의 참패. 그는 "글쓰기는 즐거움이자 활력소였다. 특히 좌파 집권 이후 정부 잘못에 대해 통한의 절규를 풀어놓을 장이라 정말 고마웠다"면서도 "(총선 이후) 너무 기운이 빠져 더 이상 칼럼을 쓸 수 없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심한 올빼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 이날 인터뷰도 점심때와 오후에 진행됐다. 그는 거의 매일 오전 2~3시 이후 잠자리에 든다. 칼럼 쓰는 날은 오전 3~4시는 기본이고, 날이 밝아 올 때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많았다. 칼럼은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원고지 10장 안팎의 초고를 쓴 뒤, 토요일 밤에 완고를 만들었다. 그는 "완성품 작업에 들어갈 땐 시작이 너무 두려웠다. 내 실력의 빈곤을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본인 칼럼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비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 쓰는 목표는 성취하지 못했다"고 했다. "예전엔 글 쓰면 정책 만드는 사람들이 귀담아듣고 참고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칼럼 쓰는 동안에는 '완전한 무시'를 당했어요." 그는 "정부를 독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라 주변에선 '그렇게 써도 괜찮냐'는 걱정을 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현 정부 사람들은 칼럼을 아예 읽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칼럼에 공감하는 분들은 '속 시원하다' '살맛 난다'고들 하고, 칭찬을 들어 기분도 좋았지만 사회 병폐를 지적하고 그걸 고칠 분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한다는 뜻은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야당에 대해 "유례가 없을 정도의 방향감 상실의 결과로 자업자득이지만 자칫 이런 부정적 인식이 여당의 잘못을 가릴까 봐 두렵다"고 했다. 그는 "집권 세력의 실정과 횡포는 야당의 잘못보다 몇 십 배 큰데 선거 결과 때문에 야당이 더 잘못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면 그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권이 우리 사회의 주류를 어거지로 교체하려 한다"며 "우리나라가 이뤄놓은 모든 것이 파괴되고, 북한 같은 사회로 추락해 버릴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칼럼 연재를 마친 뒤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흘 사이 넬슨 만델라의 전기와 한국전쟁사인 'This Kind of War'를 읽었고, 언젠가 꼭 보겠다고 별러왔던 영국 왕실의 고민과 대국민 관계를 소재로 한 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