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15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노벨경제학상 로머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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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64) 미국 뉴욕대 교수는 27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배울 게 없는 공공 일자리는 오히려 인적 자본을 파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방한한 로머 교수는 "노동력이 기술을 습득해 혁신을 이룰 때 경제가 성장한다"면서 "(정부가 공공 일자리 형태로) 사람들에게 돈을 줄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실 불 끄기' 등 기술 축적이 안 되는 공공 일자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로머 교수는 1980년대 혁신, 기술 진보, 인적 자본 등이 경제성장의 핵심이라는 이론(내생적 성장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소주성의 성공 조건은 낮은 실업률
그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성공하려면 실업률이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완전 고용 상태에선 근로자의 소득이 오르면 경제가 활성화된다. 반면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신규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다. 로머 교수는 "실업자가 더 늘어난 상태로 끝난다면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실패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작년 우리나라 실업률은 3.8%로, 지난 2001년(4%)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미국 뉴욕대 교수는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본지와 만나 “젊은이들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경제가 성장한다”고 말했다.](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3/28/2019032800379_1.jpg)
그는 "최저임금이 높아질수록, 높은 임금을 받을 만한 기술을 갖지 못한 젊은 저숙련 노동자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면서 "한국의 젊은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에서 아예 쫓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년들이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지 못할수록 국가 성장의 길도 막힌다는 것이다.
로머 교수는 "일반적인 소득 주도 성장 이론은 보조금 지급이나 감세와 같은 단기적 경기 진작 정책"이라면서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아예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기술 축적
로머 교수는 "한국은 최근 들어 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기존의 성장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경제의 지속 성장은 노동, 자본과 같은 양적 투입보다는 인적 자본, 기술 등과 같은 '질적 변화'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로머 교수는 질적 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일터에서의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직장은 돈을 버는 곳이기도 하지만, 기술을 새로 습득하는 곳이기도 하다"면서 "실업률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지식을 쌓고 훈련할 기회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젊은 외과 수련의는 병원에 취업해야만 숙련된 의사를 관찰하며 배우고, 작은 수술을 집도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기회를 갖게 된다. 로머 교수는 "축적된 지식이 새로운 기술과 사업 모델을 탄생시키는 '선순환 성장 구조'가 만들어져야 혁신이 나온다"면서 "애플·구글이 큰돈을 버는 것은 인적 자본을 적절히 활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머 교수는 이 밖에도 경력 단절 등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한국의 고학력 여성 인력이 산업계에 진입할 경우, 새로운 혁신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머 교수는 미 시카고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