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2.08 06:12
식습관과 건강
◇스트레스가 '가짜 배고픔' 불러와
배고픔에는 생리적 배고픔(진짜 배고픔)과 심리적 배고픔(가짜 배고픔)이 있다. 생리적 배고픔에는 식욕과 관련된 여러 호르몬이 작용을 한다. 먼저 신체 에너지원으로 쓸 영양소인 혈당이 떨어지면 인슐린이 감소하고 배고픔을 느낀다. 'GLP-1'이라는 호르몬은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식사를 하지 않으면 GLP-1호르몬 수치가 감소해 식욕이 증가한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도 줄어들면서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조영민 교수는 "여러 호르몬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뇌의 시상하부에서 배고픔과 식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재미있는 것은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중추 옆에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중추가 서로 붙어있으면서 통제를 하고, '배고프니 먹어라' '배부르니 먹지마라'라고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리적인 작용 외에도 감정적으로 우울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심리적 배고픔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해지면서 식욕 관련 호르몬들의 균형이 깨져 가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다.
◇식사 후 행복한가? 공허한가?
생리적 배고픔은 ▲식욕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고픔이 점점 커지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어떤 음식이든 먹고 싶고 ▲음식을 먹은 후에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는 특징이 있다. 심리적 배고픔은 ▲식사를 한지 3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배가 고프고 ▲스트레스 받았을 때 배고픔이 심해지고 ▲떡볶이·초콜릿 등 특정 음식이 먹고 싶고 ▲시간이 지나면 배고픔이 사라지고 ▲음식을 먹어도 공허한 기분이 드는 특징이 있다. 조영민 교수는 "심리적 배고픔은 잠깐만 참으면 억제된다"며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어떤 음식을 보고 먹고 싶다가도 5분만 참으면 배고픔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음식으로 보상 받으려고 하는 습관은 비만의 원인이 된다. 음식을 먹기 전에 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른 행동을 해서 심리적 배고픔을 이겨내야 한다.
◇'진짜 배고픔'이 건강에 이로운 이유
생리적 배고픔은 우리 몸의 긍정적인 변화도 가져온다. 먼저 체지방 분해에 도움이 된다. 당(糖)은 당장 사용할 에너지원으로, 배고픔으로 혈당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마련한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소화·분해·흡수 기능을 담당한 장기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대체보완의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절식(節食)을 하면 호르몬 등 여러 가지 생체 리듬의 밸런스를 재조정할 수 있고, 에너지 대사 능률은 향상된다.
◇저녁~아침, 12시간 공복 유지해야
생리적 배고픔의 신호를 받았다면 식사를 최대한 천천히 하면서 뇌가 충분히 음식을 섭취했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대략 20분 정도 걸린다. 식사 후에도 몸이 무겁지 않고 속이 편안해야 적당히 먹은 것이다. 배고픔 신호와 배부름 신호를 충실히 따르면서 하루 3~4끼 먹고, 하루 30분 빠르게 걷기 같은 운동을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 박용우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식사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내 아침 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 3~4시간 전에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이라며 "점심과 오후 간식은 그 사이에 4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도 기억하자. 저녁 식사를 오후 7~8시에 한 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숙면을 취하고 다음 날 7~8시에 아침 식사를 하는 식이다.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는 식품, 설탕·액상과당·밀가루·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간 청량음료·과자·케이크·도넛·빵·초콜릿 등은 포만감은 크지 않으며 중독성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단백질 식품은 포만감이 빨리와 과식할 위험이 적으므로 충분히 먹는다. 박용우 교수는 "단백질을 남성은 하루 평균 75g 이상, 여성은 하루 60g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8/201902080005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