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 사면 2021.12.31

첫 군인 주한대사… 美, 대북 압박 카드 3장째 꺼냈다

최만섭 2018. 4. 26. 10:28

첫 군인 주한대사… 美, 대북 압박 카드 3장째 꺼냈다

입력 : 2018.04.26 03:01

[오늘의 세상]

폼페이오·볼턴 발탁 이어… 美대사에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3월 美의회서 "'코피 전략' 고려 안해, 北과 싸운다면 전면전"

- 해리스는 누구
미국인 아버지에 일본인 어머니… 아시아계 첫 미국 해군 제독
안동소주 즐기고 하회탈 마니아 '해리스 형'으로 불릴 정도로 친근

주 호주 미국 대사로 지명됐던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주한 미국 대사로 다시 지명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총리 공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총리 공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주(駐)호주 미국 대사로 지명돼 의회 청문 절차를 앞두고 있었으나 조만간 주한 미 대사로 다시 지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WP는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해리스 사령관의 주한 대사 지명을 건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나면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도 25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 대행으로부터 이 같은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확인했다. 미 상원 외교위는 이날 해리스 사령관의 호주 대사 인준 청문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급히 취소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WP에 폼페이오 지명자가 주한 대사의 공석을 채우는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이 같은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올 1월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한 대사에 지명된 후 낙마한 뒤 3개월 만에 거물급 인사를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주한 미군 사령관보다도 상급자인 그가 임명되면 역대 최고위급 주한 미 대사이자, 최초의 군인 출신 대사가 된다. 지금까지 주한 미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나 학자, 정치인들이었다.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 미 대사로 전격 기용한 것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대화 무드 속에서도 제재와 압박의 수위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메시지'란 분석이 많다. 대화는 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주한 미 대사까지 대북 강경파로 배치하면서 협상 실패 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해리스 사령관은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태평양 사령관을 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강경 발언을 이어 왔었다. 지난 3월엔 미 상원 군사위에서 "북한에 대한 (선별적 타격인) '코피 전략'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분쟁이 있다면 전면적인 일(전쟁)을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월엔 "북한 김정은의 핵무기 확보는 한반도의 공산화란 장기적 목표 때문"이라고 했고, 지난해 7월에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는 항상 준비돼 있고, 지금도 실행 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한국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배치를 결정한 것도 해리스 사령관이었다.

해리 해리스의 주요 대북 강경 발언
해리스 사령관은 대(對)중국 강경파로도 유명하다.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는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는 대가로 해리스 사령관의 교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다.

해리스 사령관은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미 해군 상사이던 해리스 사령관의 아버지는 1950년 일본 요코스카에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했다. 해리스 사령관의 아버지는 6·25에 참전했었고, 경남 진해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미 남부 테네시주의 시골 마을에서 자랐지만, 어머니는 "미국인으로 살라"며 일절 일본말을 가르치지 않았다.

해리스 사령관은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P-3 오라이온 해상초계기를 몰았고, 미 하버드대와 조지타운대, 영국의 옥스퍼드대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한 전형적인 엘리트 군인이다. 아시아계 혈통으로는 최초로 미 해군 제독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일파(知日派)로 분류되지만 아버지 때문에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해리스 사령관의 집무실엔 한국 외교부에서 선물한 '독도'가 표시된 지구본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주 호놀룰루 총영사 시절 해리스 사령관과 인연을 맺은 백기엽 한국관광대 총장은 "한국에서 군인들이나 정치인들이 가면 항상 이 지구본을 자랑했다"고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특히 안동소주를 좋아해 사무실에다 두고 손님이 오면 대접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가 전 세계 탈을 수집하는 걸 알고 하회탈을 선물했더니 바로 "'어? '노장탈'이네"라고 종류까지 알아맞히기도 했다고 백 총장은 말했다. 아내인 브루니 여사도 한국을 좋아해 서울에 오면 남대문 시장을 혼자 다니며
머플러와 여성용 '쫄바지'를 사는 등 쇼핑을 즐겼다고 한다. 한국의 형·동생 문화도 잘 알아 이메일을 보낼 때나 부를 때 '해리스 형'이라고 해도 좋아한다고 한다.

백 총장은 "2015년 태평양 사령관 취임하고 첫 해외 순방지가 한국일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늘 한국을 최전선이라고 말해온 사람이라 한·미 동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6/201804260028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