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訪北] 집권 후 남북 만남에 첫 등장
김정은, 적극적으로 발언한 듯
김영철 등 복수의 측근들 배석… 김정일의 은둔 스타일과 정반대
정상회담 제의할만큼 급한 탓도…
전문가 "국제사회 제재 완화에 남북 관계를 활용하려는 의도"
평소 정치적 가치 작으면 외빈 박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우리 정부 대북 특별사절단의 접견·만찬은 5일 오후 6시에 이뤄졌다. 특사단의 평양 도착 3시간 만이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외교 사절을 방북 첫날 만난다는 것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이날 남북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한 김정은은 여러 면에서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와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만큼 김정은이 급하다는 얘기"란 분석도 나온다.
◇김정일과 차별화한 김정은
김정은은 이날 우리 특사단과의 접견·만찬에서 비교적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복수의 측근들을 배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과거 한국·중국 등 외국 사절들과 만날 때 담당 비서(현 당중앙위 부위원장) 1명만 배석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김정일과 차별화한 김정은
김정은은 이날 우리 특사단과의 접견·만찬에서 비교적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복수의 측근들을 배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과거 한국·중국 등 외국 사절들과 만날 때 담당 비서(현 당중앙위 부위원장) 1명만 배석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모습은 지금까지 알려진 김정은의 성격과 통치 스타일에 대체로 부합한다. 김정은은 집권 직후부터 의식적으로 김정일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생 육성(肉聲) 연설을 기피했던 김정일과 달리 신년사를 비롯한 주요 연설을 본인이 직접 낭독했다. 김정일 시절엔 대외 공개를 하지 않았던 미사일 부대, 방첩·보안 기관들을 공개적으로 시찰했다. 이때마다 장병 손을 잡거나 팔짱을 꼈다. 스킨십에 소극적이던 김정일과 정반대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면서 나이 콤플렉스를 의식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외교 사절 접견은 1년에 한 번꼴
김정은은 '수령'의 지위를 세습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외교 경험은 일천하다. 공식·비공식적 외부 인사 접견은 통틀어 11번이 전부다. 이 중 네 차례가 미국의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2회)과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2회)와의 사적(私的) 만남이었다. 공식 외교 활동은 중국 공산당 대표단(4회), 쿠바 특사·대표단(2회), 시리아 대표단(1회) 접견 등 일곱 차례였다. 2016년 7월 이후로는 접견한 외교 사절 자체가 없다.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 탓에 '협상가' 김정은의 면모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각종 대북 정보·첩보를 통해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 성격, 말버릇, 건강 상태 등은 파악했지만 외교 스타일에 관한 정보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절박하니 빨리 만난 것" 분석도
김정은이 이날 이례적으로 특사단을 속전속결로 만난 것은 그의 성격·스타일 때문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금 김정은이 처한 상황이 '남한 손님'을 애태우거나 문전박대할 정도로 여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김정은이 임신한 여동생을 한겨울에 한국에 보내 정상회담을 선(先)제의한 것만 봐도 절박성을 짐작할 수 있다"며 "남북 관계를 제재 이완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은 정치적 가치가 작거나 불편한 외빈들은 문전박대하곤 했다. 작년 1 1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평양에 3박4일 체류했지만 김정은을 못 만났다.
김정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를 맞아 2015년 8월 당시 93세였던 이희호 여사를 초청해 놓고 정작 공식 면담은 거부했다. 집권 이후 최초(2013년)로 방북한 외국 정상이었던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도 그냥 돌려보냈다.
전문가들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면서 나이 콤플렉스를 의식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외교 사절 접견은 1년에 한 번꼴
김정은은 '수령'의 지위를 세습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외교 경험은 일천하다. 공식·비공식적 외부 인사 접견은 통틀어 11번이 전부다. 이 중 네 차례가 미국의 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2회)과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2회)와의 사적(私的) 만남이었다. 공식 외교 활동은 중국 공산당 대표단(4회), 쿠바 특사·대표단(2회), 시리아 대표단(1회) 접견 등 일곱 차례였다. 2016년 7월 이후로는 접견한 외교 사절 자체가 없다.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 탓에 '협상가' 김정은의 면모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각종 대북 정보·첩보를 통해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 성격, 말버릇, 건강 상태 등은 파악했지만 외교 스타일에 관한 정보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절박하니 빨리 만난 것" 분석도
김정은이 이날 이례적으로 특사단을 속전속결로 만난 것은 그의 성격·스타일 때문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금 김정은이 처한 상황이 '남한 손님'을 애태우거나 문전박대할 정도로 여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김정은이 임신한 여동생을 한겨울에 한국에 보내 정상회담을 선(先)제의한 것만 봐도 절박성을 짐작할 수 있다"며 "남북 관계를 제재 이완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은 정치적 가치가 작거나 불편한 외빈들은 문전박대하곤 했다. 작년 1
김정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를 맞아 2015년 8월 당시 93세였던 이희호 여사를 초청해 놓고 정작 공식 면담은 거부했다. 집권 이후 최초(2013년)로 방북한 외국 정상이었던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도 그냥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