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천안함·연평도·목함 지뢰...모든 도발 뒤에 김영철 있었다

최만섭 2018. 2. 23. 10:26

천안함·연평도·목함 지뢰...모든 도발 뒤에 김영철 있었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왼쪽)이 천안함 폭침 발발 한 달 뒤인 2010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78주년을 맞아 정찰총국 본부를 찾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다. 김정일이 대남 공작부서인 정찰총국을 공개 방문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파견하기로 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대남 공작통이다.

청와대는 22일 김영철의 방남(訪南)을 발표하면서 그가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라는 지적에 대해 “과거 여러 추측이 있었지만, 조사 결과 발표에서 누가 주역이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은 물론 연평도 포격사건과 목함지뢰 도발에 이르는 일련의 도발 배후였다는 걸 부정하는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했다.

◇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의 주역 맞다”

김영철은 1946년 양강도 출신으로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나왔다. 남북관계에서 김영철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오르내린건 2009년 2월 그가 정찰총국장에 오르면서부터다. 정찰총국장은 대남 군사정보를 수집하고 도발까지 실행하는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자리다.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자리에 오른지 1년만인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우리 정부는 그 배후로 김영철을 지목했다.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 북한의 무차별 대남 도발 행위의 ‘관련 인물’로 김정은·김정일과 함께 기록돼 있다. 이와 관련 당시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2010년 11월 국회 국방위 긴급회의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김경식, 김영철이 이번 연평도 공격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현재 판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우리가 김영철에게 ‘당했다’는 걸 공식화 하긴 어렵기 때문에 김영철이 주범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국방부 등 정부의 대외비 문서에는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사건에 구체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이 실명과 함께 거론돼 있다”고 했다.

그래픽=박길우 디자이너
◇한국·미국·EU 제재까지…“대북 제재 끝판왕”

영철이 이끄는 정찰총국은 천안함 폭침 뿐 아니라 황장엽 암살조 남파, 연평도 포격, 농협 전산망 공격, 미국 소니사 해킹 사건,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 등 크고 작은 대남 도발과 위협을 기획하고 집행해왔다. 이 때마다 김영철은 주도 인물로 지목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김영철을 관련 인물로 규정하고 제재 리스트에 명시했다. 우리 정부도 2016년 김영철을 독자 금융 거래 제한 제재 인사 명단에 올렸다. 김영철은 EU(유럽연합)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각종 강성 메시지도 쏟아냈다. 지난 2013년 3월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명의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하면서 “미제에 대해 다종화된 우리식의 정밀 핵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번지게 돼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아 김영철은 2016년 1월 김양건 전 북한 통일전선부장 사망 직후 이 자리를 이어 받았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민간 신분이지만 남북 간 대화·교류·협력 외에 대남 공작, 대남 선전·선동 등 심리전, 한국 내 종북세력 지원 등 대남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온건파인 김양건 대신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을 맡으면서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바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 정찰총국은 도발을 주도하는 기관인데 김영철이 정찰총국장 재직 당
시 천안함 폭침이 일어났기 때문에 배후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도 북한은 하루 전 갑작스럽게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고위급 대표단을 내려 보낸 바 있다”며 “이를 통해 남남(南南)갈등은 물론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완시키고, 북한이 원하는 대로 남북 관계를 끌고 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2/20180222021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