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이 없는 택배"
"
고등학교 동창 친구 그와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절친 중 한 사람 친구였습니다.
수취인 없는 택배
〖친구 생전에 좋아했던 붉은 장미
이 한 송이 꽃을 자네 앞에 바치네〗
며칠 전 우체국 택배로 보낸 택배가 반송됐습니다
수취인이 불명이라는 택배 반송---
반송된 택배를 받고 많은 생각이 몰려 왔습니다
세상을 그렇게 살다가 세상을 뜨는 사람도 있구나~!
지난 4월 지리산 가정호텔에서
1박 2일 고등학교 동창회에 불쑥 나타난 친구
산골집주소 말고는
전화 흔한 핸드폰 그런 것도 필요 없다는 친구입니다.
3 년만에 열린 동창회라 그 친구 3 년만에 만난 셈입니다.
집 주소가 있으니 편지 배달은 되어
그 친구에게 연락 방법은 편지뿐입니다.
자식도 없고 나이 드니 친척도 멀어져 소식도 끊기고
아내와 둘이 살다가 재작년에
아내가 먼저 세상 떠나고 혼자 산골 집 그대로 산다는 친구
내 얼굴이 보고 싶어서 동창회 마지막 날
아침 식사 때 트럭을 타고
아침 일찍 동창회 숙소까지 찾아 왔다는 친구--
어떻게 살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혼자 그렇게 살았다고 했습니다.
동창들이 다음 목적지로 이동을 할때
그 친구는 트럭을 타고 산골로 돌아갔습니다.
그친구에게
여름옷 반바지 런닝샤스
기타 혼자 사는데 도움이 될 필수품을 택배로 보냈더니
우체국 택배 배달분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수취인이 없다고 했습니다.
마을 이장 집에 택배 부탁하러 갔더니
그 친구가 지난 오월달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랍니다.
친구의 죽음소식에 정신이 멍해 졌습니다.
평소에 입버릇이 혼자 살다가
혼자 소리없이 세상을 뜬다던 친구
그렇게 세상을 떴습니다
114에 물어 산마을 이장댁에 전화를 했더니
지난 어버이날 오후에 죽었다고 합니다.
혼자 살다가 혼자 세상을 뜬 친구
아무도 그의 떠나는 모습을 지켜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전화라도 두고 살지 물어 보면
내 소식 전할 곳도 없고 세상 소식 알 필요도 없다던 친구
자식도 없고 아내도 먼저가고
혼자 산골에서 외롭게 살다가 가버린 친구
그 외롭게 살다가간 친구의 묘소에 친구를 만나러
이번 주말에 찾아가 봐야겠다고 맘 먹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생전 친구가 즐겨 쓰던 말이 귓전에 맴돌고 있습니다.
생전에 친구는 이런 말을 즐겨했습니다.
까불지 말라~!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폼 잡지 말라~!
세월 앞에 큰소리 못 치는 법이다.
누군가에게 하는 소린지는 몰라도
누구누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인가 싶습니다.
누구든 장담하지 말고
큰소리치지 말라는 경고의 말인 것 같습니다.
지금 그 누군가 친구의 말대로
까불고 폼 잡고 장담하고 큰소리치고
그렇게 세상 누비며 사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친구가 하던 말대로 그 누군가가 말입니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