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자

줄기세포 연구 교수 1명에게 10년간 1조원 지원, 후지필름의 인공피부·인공장기 개발로 이어져

최만섭 2018. 1. 9. 06:44

줄기세포 연구 교수 1명에게 10년간 1조원 지원, 후지필름의 인공피부·인공장기 개발로 이어져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입력 : 2018.01.09 03:07
  • ['주식회사 일본'의 부활] [下] 기술혁신 뒷받침한 기초과학

    주식회사 일본의 부활은 세계 최고 수준인 기초과학이 기업의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 일본은 서구에 비해 근대과학 도입이 늦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미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22명이나 배출했다. 미국과 영국·독일·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이다.

    대표적인 예가 필름 제조업체인 후지필름이다. 이 회사는 최근 재생의학을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했다. 핵심 기술은 환자의 피부 세포에 특정 물질을 처리해 인체 모든 세포로 자랄 수 있게 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다. 이를 이용하면 환자 자신의 세포로 병든 세포를 대체할 수 있어 질병의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200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공로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신야 교수의 노벨상 수상 이후 10년간 1조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고스란히 제약·바이오기업의 원천 기술로 발전했다. 정부는 줄기세포 관련 규제를 철폐해 기술의 상용화를 도왔다. 후지필름은 이미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인공피부를 개발했으며, 현재는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기술 독립을 이루겠다'며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을 거치면서도 다른 건 아껴도 연구비는 끊지 않았다. 그 결과가 노벨상이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일본 학자 22명 중 17명이 장기 불황이 시작된 이후에 상을 탔다. 20명은 순수 국내파 연구자들이었다. 이렇게 쌓인 기초과학 연구 성과가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산업 등의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한 도쿄대 가미오카 우주소립자 연구시설의 나카하타 마사유키 소장은 "기초과학을 해야 미래 세대가 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며 "이러한 믿음 덕분에 정부나 국민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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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9/2018010900292.html#csidxa2cd39e9edeb87e8dd7c8bbb1395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