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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 [吳越同舟 ]

최만섭 2017. 11. 22. 08:27

오월동주

[ ]

한자 뜻과 음

: 나라이름 오, : 나라이름 월, : 한가지 동, : 배 주

풀이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뜻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 이해 때문에 뭉치는 경우를 비유한 말이다.

유래

유명한 병법서 『손자』를 쓴 손무()는 그냥 자기 이론만 외치고 다닌 학자가 아니라, 실제로 전쟁에서 스스로 그것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더욱 명성을 얻었다. 그는 오()나라 임금 합려()를 도와 서쪽으로는 초()나라 서울 영()을 공략하고 북쪽의 진()나라, 제()나라와 싸워 격파한 명장이기도 하다.

이 『손자』의 ‘구지편()’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병()을 쓰는 방법에 아홉 가지의 지()가 있는데, 그 마지막이 사지()다. 과감히 일어서서 싸우면 살 수 있지만 기가 꺾여 망설이면 패망하고 마는 필사()의 지다. 그러므로 사지에 있을 때는 싸워야 살 길이 생긴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지경이 되면 병사들은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유능한 장수의 용병술은 상산()에 서식하는 솔연()이란 큰 뱀의 몸놀림과 같아야 한다.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날아오고,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덤벼들며,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 이처럼 힘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부터 사이가 나쁜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배를 타고[(오월동주)]’ 강을 건넌다고 치자.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강풍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고 한다면 그들은 평소의 적개심을 접고 서로 왼손과 오른손이 되어 필사적으로 도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전차()를 끄는 말들을 서로 붙들어 매고 차바퀴를 땅에 묻고서 적에 대항하려고 해봤자 그것이 마지막 의지()가 되지는 않는다. 그 의지는 오로지 죽을 각오로 똘똘 뭉친 병사들의 마음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월동주 [吳越同舟] (고사성어 따라잡기, 2002. 5. 15., (주)신원문화사)


[만물상] 靑·檢 오월동주?

저축은행 수사가 한창이던 2011년 6월 대검 중수부 검사들과 술자리가 있었다. 국회가 중수부 폐지법을 만들기로 합의한 날이었다. 술잔을 든 검사들이 열변을 토했다. "우리더러 짐을 싸라고? 누가 죽나 끝까지 파보자." 중수부장은 '입맛 돌아오니 독 안에 쌀 떨어지려 한다'는 속담을 꺼냈다. 정치권으로 향하는 검찰의 칼을 정치권이 뺏으려 한다는 얘기였다. 결국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총장은 그걸 받아 "수사를 국민에게 평가받겠다"는 성명을 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수뇌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4개월밖에 안 된 총장을 쫓아냈다. 후임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곤 '총장이 높다 해도 대통령 밑에 있다. 통치 철학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신임 총장은 마지못해 '예' 하고 나왔지만 이미 중수부장에게 대통령 측근 비리 첩보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였다. 측근 비리, 대북 송금, 대선 자금 수사가 폭풍처럼 몰아쳤다. 정치권의 검찰 개혁 주장은 총장의 "내 목을 쳐라" 하는 말에 흩어졌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적폐'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인 수사에도 나섰다. 청와대 턱밑, 여의도 한복판으로 치고 들어갔다. 권력 하청 수사와 검사 자살 등에 쏠리는 시선을 돌리려 캐비닛에서 다른 사건을 꺼내 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몇 발짝 더 나가는 것 같다. 그러자 여당에서조차 '이러다 검찰 개혁이 또 공수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검찰이 수사권을 지키고 공수처를 무산시키기 위해 수사 전선을 무한정으로 넓히고 있다는 시선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제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관련 긴급회의에 나왔다. 공수처 신설은 검찰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검찰 권력이 공수처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수석은 '공수처법을 이제 마무리할 때'라고 했다.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실제 어떤 기류가 흐르고 있는지 궁금하게 한다.

지금 검찰은 청와대를 향해 '검찰보다 더 효과적으로 유용하게 정권을 돕는 기관이 어디 있느냐. 이런데도 검찰의 힘을 뺄 것이냐'고 시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청와대는 검찰을 향해 '적폐 수 사는 좋지만 그렇다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노무현 대통령도 공수처 신설을 공약했으나 검찰의 대선 자금 수사 태풍 와중에 흐지부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때 검찰 개혁을 못 한 것을 한(恨)이라고 했다. 지금 청와대와 검찰은 오월동주(吳越同舟) 같기도 하고 동상이몽(同床異夢) 같기도 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1/20171121033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