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혈관벽에 LDL<나쁜 콜레스테롤> 쌓여 막히고 염증… 뇌·심장 망가뜨려 사망까지

최만섭 2017. 9. 4. 09:45

혈관벽에 LDL<나쁜 콜레스테롤> 쌓여 막히고 염증… 뇌·심장 망가뜨려 사망까지

  •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7.09.04 09:06

이상지질혈증이 일으키는 질환

뇌에 혈액 전달 안돼 뇌경색 위험
말초혈관 막혀 다리 저림·통증도
튀김·패스트푸드 섭취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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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60대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뇌졸중이나 협심증 같은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LDL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혈관 내피세포가 손상되고 혈관 염증을 야기하며 혈관을 좁아지게 만든다. 혈관이 좁아지면 결국 뇌졸중, 심장병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LDL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연평균 9.7%씩 증가했다. 2012년에 122만명이던 환자수는 2016년에는 177만명(44.8%)으로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10명 중 1명이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들수록 지방 대사 안돼 이상지질혈증 위험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 지방을 분해하는 대사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LDL콜레스테롤이 많아지고 HDL콜레스테롤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뉴고려병원 오동주 원장(고대의대 명예교수)은 "과자나 튀김 같은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 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입자가 작고 밀도가 높은 b형 LDL이 증가한다"며 "b형 LDL은 혈관을 막는 동맥경화의 가장 큰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상지질혈증을 예방·완화하려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든 동물 내장 음식이나 트랜스지방이 든 튀김, 햄버거·피자 같은 패스트푸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또 HDL콜레스테롤을 늘리기 위해 매일 유산소 운동을 해야한다. HDL콜레스테롤은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이 되는 LDL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고 간으로 보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혈관벽에 LDL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을 일으켜 심장과 뇌,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하는 단초가 된다. 이상지질혈증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혈관 질환을 알아본다.


이상지질혈증, 뇌와 심장 망가뜨려

뇌혈관 질환=뇌졸중은 이상지질혈증이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뇌로 통하는 혈관이 막혀 피가 통하지 않으면 뇌경색이고, 막혔던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다. 주로 동맥이 막혀 발생한다. 뇌졸중이 생기게 되면,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한데 응급처치가 늦으면 신체 마비가 생겨서 잘 걷지 못하고 삼킴 능력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 호흡이 곤란해지고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 중 팔다리가 자주 저리고 안면 마비나 두통이 생긴다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뇌로 혈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기억력과 인지기능 등이 떨어지는 혈관성 치매가 생기기도 한다.

심혈관 질환=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심장 혈관이 막히는 협심증·심근경색증이 올 수 있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진 상태이다. 혈관이 좁아져서 심장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전달되지 못하고, 적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면 심장 세포가 충분한 산소를 전달받지 못한다. 대부분 가만히 있을 땐 괜찮다가 움직이거나 계단을 오를 때 흉통이 나타난다. 또한 심장 혈관이 아예 막힌 것이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서 심장 세포와 조직, 근육이 죽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심장혈관 질환은 대부분 전조 증상이 딱히 없고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동주 원장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심장 부위가 뻐근한 듯한 증상이 20분간 지속되면 심장혈관 질환을 의심하고 곧바로 의료기관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심장이 아픈 증상 말고도 기운이 없고 힘이 빠지는 증상도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말초혈관 질환=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말초 혈관이 막혀 다리가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혈관 주변 부위가 괴사해 발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을 같이 앓은 환자에게 말초혈관에 걸릴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발 끝이나 발바닥에 상처가 생겼다면 곧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기능 장애=이상지질혈증은 남성의 발기부전과도 관련이 있다. 이상지질혈증 상태가 되면 혈관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관을 넓혀주는 일산화질소 생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산화질소가 부족하면 혈관이 줄어든다. 남성의 음경 해면체(남성 성기 중 발기가 이뤄지는 부위)를 흐르는 혈관 역시 좁아지기 때문에 발기력이 떨어진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3/20170903008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