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16 03:05

"보스턴 차 사건이 미국의 역사, 아니 세계의 역사를 바꿔놨을지 모른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는 이런 가정을 한 적이 있다. 원래 자유를 찾아 미국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 출신 미국인들은 홍차를 즐겼다. 하지만 당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영국은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홍차 판매 독점권을 동인도회사에 부여한 뒤 높은 관세를 매겨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격분한 군중이 홍차를 싣고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선박 두 척을 습격한 사건이 바로 보스턴 차 사건이고, 이는 결국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됐다. 다카시 교수는 '여유로운 기분의 홍차 문화'에서 '각성 작용이 강하고 활력 있는 분위기의 커피 문화'로 전환한 것이 오늘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추정했다. '아메리칸 스타일' 커피도 홍차 문화를 잊지 못했던 미국인들이 만든 것이란 얘기도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는 이런 가정을 한 적이 있다. 원래 자유를 찾아 미국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 출신 미국인들은 홍차를 즐겼다. 하지만 당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패한 영국은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 홍차 판매 독점권을 동인도회사에 부여한 뒤 높은 관세를 매겨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 격분한 군중이 홍차를 싣고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선박 두 척을 습격한 사건이 바로 보스턴 차 사건이고, 이는 결국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됐다. 다카시 교수는 '여유로운 기분의 홍차 문화'에서 '각성 작용이 강하고 활력 있는 분위기의 커피 문화'로 전환한 것이 오늘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추정했다. '아메리칸 스타일' 커피도 홍차 문화를 잊지 못했던 미국인들이 만든 것이란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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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미국 언론인 마이클 폴란은 이 간단한 질문이 인류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주장했다. 초식동물인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으면 되고, 육식동물인 사자는 영양을 잡아먹으면 된다. 이들은 뭘 먹을지에 대한 정보가 유전자에 각인돼 있기 때문에 먹는 문제로 고민할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잡식성인 인간은 뭘 먹을지를 고민해야 했고, 적당한 먹거리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더 많이 써야 했다. 버섯을 소화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되는 독버섯 모양을 기억해야 했고, 썩은 물질을 보면 구역질을 일으켜 피하게 하는 뇌 활동도 생겨났다는 것이다. 인간은 잡식동물이 됨으로써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됐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
폴란은 특히 인간 같은 잡식 동물이 저녁으로 뭘 먹을지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후손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했다. 우리가 유기농 음식을 먹을지, 채집 음식을 먹을지, 패스트푸드를 먹을지를 결정하는 것에 따라 우리 후손들의 생산 체제와 방법, 지향점이 모두 결정된다는 얘기였다.
지금 우리 경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홍차냐 커피냐' 또는 '저녁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라는 화두를 두고 선택을 해야 할 순간과 마주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되며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아닌 잡식 동물이 되어 있다. 수출과 동시에 내수도 활성화해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기업도 성장해야 한 다. 외길이 아니어서 불안과 고민이 더 큰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이고 진지한 전략으로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그 결정에 따라 우리 경제의 체제와 운용이 달라지고, 우리 후손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먹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 우리 사회에서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논의가 과연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언론인 마이클 폴란은 이 간단한 질문이 인류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주장했다. 초식동물인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으면 되고, 육식동물인 사자는 영양을 잡아먹으면 된다. 이들은 뭘 먹을지에 대한 정보가 유전자에 각인돼 있기 때문에 먹는 문제로 고민할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잡식성인 인간은 뭘 먹을지를 고민해야 했고, 적당한 먹거리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더 많이 써야 했다. 버섯을 소화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먹어선 안 되는 독버섯 모양을 기억해야 했고, 썩은 물질을 보면 구역질을 일으켜 피하게 하는 뇌 활동도 생겨났다는 것이다. 인간은 잡식동물이 됨으로써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됐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
폴란은 특히 인간 같은 잡식 동물이 저녁으로 뭘 먹을지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후손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했다. 우리가 유기농 음식을 먹을지, 채집 음식을 먹을지, 패스트푸드를 먹을지를 결정하는 것에 따라 우리 후손들의 생산 체제와 방법, 지향점이 모두 결정된다는 얘기였다.
지금 우리 경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홍차냐 커피냐' 또는 '저녁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라는 화두를 두고 선택을 해야 할 순간과 마주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되며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아닌 잡식 동물이 되어 있다. 수출과 동시에 내수도 활성화해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기업도 성장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