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대회 -2018년 2월 9

증강현실 길찾기·AI 통역… 평창은 'IT 올림픽'

최만섭 2017. 2. 20. 08:15

증강현실 길찾기·AI 통역… 평창은 'IT 올림픽'

  • 강릉=김강한 기자
  • 입력 : 2017.02.20 03:00

    [내년 올림픽서 선보일 기술 공개]

    경기장 안팎 혼잡한지 분석해 출입구·동선 추천하는 앱도
    5G 통신망으로 VR 경기 중계… 360도 카메라 모든 각도서 촬영

    지난 16일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린 강릉아이스아레나. 기자가 현장 직원에게 입장 티켓을 보여주자 안내 직원은 스마트폰을 꺼내 스마트서비스가이드 앱(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티켓 좌석 번호 '227구역 K열 3번'을 입력했다. 그러자 스마트폰 화면에 카메라를 작동시킨 것처럼 경기장 출입구 모습이 보였고 화면 하단 부분에는 파란색 길 안내 화살표가 나타났다. 마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화살표가 현실에 덧입혀진 모습이었다. 직원과 함께 이 화살표를 따라 중앙 출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니 스마트폰 화면에 '목적지 도착 알림'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1만2000석 규모인 경기장에서 제자리를 찾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16일 강원도 강릉의 아이스아레나에서 AR(증강현실)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앱으로 좌석을 찾고 있는 모습. 1만2000석 경기장에서 자리를 찾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AR·인공지능(AI)·사물인터넷·가상현실(VR) 같은 최신 IT 서비스를 올림픽 기간에 선보일 계획이다.
    ▲ 지난 16일 강원도 강릉의 아이스아레나에서 AR(증강현실)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앱으로 좌석을 찾고 있는 모습. 1만2000석 경기장에서 자리를 찾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AR·인공지능(AI)·사물인터넷·가상현실(VR) 같은 최신 IT 서비스를 올림픽 기간에 선보일 계획이다. /성형주 기자
    AR 길안내 서비스 개발에 참여한 하나마이크론 이금렬 그룹장은 "위성항법장치(GPS)·근거리통신기술·IoT(사물인터넷)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실시간 위치를 측정한 서비스"라며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국내외 관람객들이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했을 때부터 올림픽 관람을 마치고 출국하는 전 과정을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R길안내·통역앱으로 헤매지 않고 경기 관람

    평창 동계올림픽 주요 IT 서비스 정리 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ICT(정보통신기술)올림픽으로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AR·인공지능(AI)·IoT·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조직위는 16~1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IT서비스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연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해 개발 중인 자동통번역 앱도 눈길을 끌었다.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공동 개발한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은 한국어와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 등 8개 언어를 통번역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앱이다.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강릉아이스아레나' 표지판을 촬영하자 사진 속 글을 읽고 영어로 'Gangneung Ice Arena'로 번역도 했다. 조직위는 공식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경기·관광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열린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는 자원봉사 신청자 중 25%가 개막 첫날 나타나지 않아 올림픽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평창올림픽에는 최첨단 IT 서비스가 도입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려 경기장이 붐비는 일을 막기 위해 IT를 활용한 통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날 강릉아이스아레나 메인 출입구 맞은편 안전관리실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는 경기장 안팎 CC(폐쇄회로)TV 영상과 경기장 내 관람객 수, 입장 대기 인원수가 표시됐다. CCTV 영상과 IoT 센서 수집 정보를 분석해 실시간 인원 수를 계산하는 기술이다. 오상진 조직위 정보통신국장은 "경기장 안팎이 얼마나 혼잡한지 분석해 관람객들에게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출입구와 동선을 앱으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차량 출입 IoT 센서를 이용해 경기장 외부 주차 가능 공간도 스마트폰으로 알려줄 예정이다.

    5G 통신망 기반의 VR 경기 중계도

    중계 기술도 이번 올림픽에서 한 단계 도약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업체인 KT가 5G(5세대 이동통신)를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5G는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40배 이상 빨라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가상현실과 타임슬라이스 중계가 가능하다. 타임슬라이스는 선수를 중심으로 놓고 한 장면을 원하는 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중계 기법이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실내경기장에 타임슬라이스 중계를 위해 여러 각도로 설치된 카메라 100대가 빈틈없이 경기 영상을 촬영한다.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돌려가며 원하는 각도에서 경기 장면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김도영 KT 전임연구원은 "올림픽 중계 방송사와 협의가 된다면 360도 VR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집에서도 VR 기기를 착용하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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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0/2017022000045.html#csidx7fc20b5553bbddfb3ece97c70833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