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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면 반박한 정보首長들…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확실"

최만섭 2017. 1. 7. 07:01

트럼프 정면 반박한 정보首長들…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확실"

입력 : 2017.01.07 03:03

상원 해킹 청문회서 한목소리로 "푸틴, 트럼프 당선 도왔다" 결론
클래퍼 국가정보국장 "트럼프의 정보기관 폄하에 외국서도 우려"
트럼프와 정보기관 갈등 커지자 울시 前CIA국장 인수위서 사임

미 정보 당국 수장들이 5일(현지 시각)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조만간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우스운 이야기"라고 일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등은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러시아 해킹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민주당 측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의 결론에 다른 정보기관도 동의했음을 의미한다. 로저스 NSA 국장은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청문회에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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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러시아 해킹 청문회’에 참석한 미 정보 당국 수장들이“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 /UPI 연합뉴스
이들은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공동 서면 답변서에서 "러시아 최고위급 관리들만이 그런 데이터 절도 행위를 승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사건의 주모자로 본 것이다. 트럼프는 각종 의혹에도 푸틴에 대해 "나는 푸틴이 현명한 사람이란 것을 계속 알고 있었다"고 두둔했다.

이들은 또 "러시아는 미국 정부와 군대·외교·상업·민간 기간시설 네트워크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첨단 공격 사이버 프로그램도 개발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해킹 의혹이 지속 제기되자 "어떤 컴퓨터도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며 "넘어가자(move on)"라고 했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전쟁 행위'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클래퍼 국장은 "정보기관이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매우 심각한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했다.

클래퍼 국장은 또 해킹된 이메일을 폭로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4일 트위터에 러시아 배후설을 일축하는 어산지의 발언을 인용했고, 오히려 "14살짜리가 해킹했을 수 있다"며 민주당의 허술한 보안체계를 문제 삼았다.

클래퍼 국장은 "(트럼프의) 정보기관 폄하에 대해 외국에서도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해 화살을 트럼프로 돌렸다. 트럼프는 "나는 CIA를 전혀 믿지 않는다"는 등 수시로 정보기관 불신을 드러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대선 승리 뒤 축배를 들었다"고 했고, CNN은 "미국 정보기관이 위키리크스에 해킹된 이메일을 전달한 이들의 신원을 알아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해킹과 관련한 트윗을 3건 올리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NBC가 '러시아에서 백악관 해킹도 시도했다'는 등 비밀 보고서 내용을 일부 보도하자 "누가 비밀 보고서를 (언론에) 주었고 이유가 뭔가. 정치란!"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의 컴퓨터를 제대로 조사도 안 하고 해킹을 확신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후 "무슨 일이니?(What is going on?)"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또 어산지 말에 동조했다는 비판에 대해 "나는 그의 말을 인용했을 뿐"이라며 "(왜곡보도한) 부정직한 언론"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날 트럼프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정보기관 구조 조정 계획 을 짜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트럼프 인수위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오보"라면서도 "인수위에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정보기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인수위에서 일하고 있던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은 이날 사임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우리는 무책임한 (미국의) 비난에 진저리가 난다" 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07/20170107001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