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옆 트럭이 차선 넘어오자, 車가 저절로 멈췄다

최만섭 2017. 1. 5. 08:47

옆 트럭이 차선 넘어오자, 車가 저절로 멈췄다

  • 라스베이거스=조재희 기자
  • 라스베이거스=강동철 기자
  • 입력 : 2017.01.05 03:00

    [CES 개막 앞두고… 라스베이거스서 현대車 자율주행차 타보니]

    - 글로벌 메이커 중 첫 야간 시승
    건널목·교차로·지하차도… 제한속도에 맞춰 변속하며 주행
    우회전에서 굼뜨자 뒤차가 경적

    - 올해 CES 車부스 500여개 급증
    AI·자율주행차에 관심 폭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Consumer Electronic Show) 개막을 이틀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웨스트게이트 호텔 주차장. 기자를 태운 현대자동차 자율주행차(무인차) '아이오닉'이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경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네바다주(州)에선 면허를 받은 회사의 직원이 운전석에 앉아야 자율주행차 운행이 가능해 기자가 운전석에 앉을 수는 없었다.

    우회전, 건널목, 교차로는 수시로 나타났고, 지하차도까지 등장했지만, 차는 제한 속도에 맞춰 변속까지 해가며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초행길이라면 어렵게 느낄 합류 구간도 무리 없이 통과했다. 옆 차선을 달리던 트레일러의 꽁무니가 차선을 살짝 넘어오자 위험을 알아차리고 멈춰 섰다.

    현대자동차가 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차 ‘아이오닉’ 시연 행사를 열었다. 같은 날 오후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무인차 100대를 시험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개막을 앞둔 CES의 분위기를 자동차 업체들이 달구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차 ‘아이오닉’ 시연 행사를 열었다. 같은 날 오후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무인차 100대를 시험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개막을 앞둔 CES의 분위기를 자동차 업체들이 달구고 있다. /조재희 기자
    CES 전시장인 LVCC(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를 오른쪽에 두고 달리던 차는 100m 정도 앞쪽에 빨간 신호등이 켜지자, 서서히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앞차와 거리를 크게 두고 멈췄다가 조금씩 붙이는 게 초보 운전자 같은 느낌도 들었다. 비보호 우회전에서 차가 굼뜨게 움직이자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일도 있었다. 4㎞를 달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0분. 최고 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인 도로 상황을 감안하면 점잖게 운전하는 셈이다. 교차로를 앞에 두고 노란 신호로 바뀌었을 땐 정지선을 살짝 넘어 멈추는 일도 있었다. 현대차 한지형 연구원은 "차도 사람처럼 갈지 말지 고민하다 멈추느라 늦은 것"이라며 "사람과 비슷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자율주행차 야간 주행에도 성공

    현대차가 국내외 글로벌 매체를 대상으로 도심 시승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무인차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차는 현재 미국에서는 완성차 업체인 GM과 전기차로 유명한 테슬라, 유럽은 다임러 벤츠·아우디·BMW 등 독일 3사가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도심을 야간 주행 중인 ‘아이오닉’.
    ▲ 사진은 도심을 야간 주행 중인 ‘아이오닉’.
    현대차는 이들보다 3~4년 늦은 2010년에야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이날 야간 자율주행까지 성공하면서 이들 선두주자를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 가운데 야간 시승행사를 연 곳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2020년부터 단계별로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시승에 참여한 정구민 국민대 교수(전자공학부)는 "현대차의 무인차가 야간 주행에 성공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실제로 운전하는 것 같은 드라이빙 감성은 아쉬웠다"며 "레이더 등 기존 전자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양산형에 가까운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올 CES, 자동차에 관심 폭발

    올 CES는 소비자(Consumer) 대신 차(Car)를 붙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닛산·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만 10여곳, 보쉬·콘티넨탈·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업체까지 합치면 자동차 관련 기업만 500여곳이 전시 부스를 연다.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개막을 앞둔 CES의 분위기도 자동차 업체들이 달구고 있다. 전장(電裝) 부품이 핵심인 자율주행차가 주인공이다. 현대차가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오후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구글의 무인차 계열사인 웨이모와 협력해 무인차 100대를 시험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은 도요타와 혼다가 이번 CES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경수 서울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주요 시장조사기관의 관측을 보면 2035년에는 신차 판매량의 75%를 완전 자율주행차가 차지할 전망”이라며 “자동차업계와 IT업계의 합종연횡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04/2017010403148.html#csidx7f91f3c63aab890be5c92283cc61a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