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0 03:06
매미네 마을
매미는
소리로
집을 짓는다
머물 때 펼치고
떠날 때 거두는
천막 같은 집
매미들은
소리로
마을을 이룬다
참매미, 쓰름매미, 말매미 모여
온 여름
들고나며
마을을 이룬다
여름에는
사람들도
매미네 마을에 산다.
―정현정 (1959~)
여름은 말 그대로 '매미네 마을'이다. '맴맴맴맴' 우는 참매미, '쌔애애―' 시끄럽게 우는 말매미, '쓰르람 쓰르르르' 시원한 바람 소리처럼 우는 쓰름매미.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러 매미들이 극성스럽게 울어댄다. 매미채를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면 어느새 울음을 뚝 그쳤다가 돌아서면 '용용용' 놀리듯 울
여름 내내 '매미네 마을'에 사는 아이들도 눈이 똥글똥글한 매미를 닮아간다. 그러다가 '천막 같은 소리의 집'을 거두어 매미들이 떠나면 아이들의 방학도 아쉽게 끝이 난다. 그리고 매미 대신 풀벌레가 울어대는 가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