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靑 "사드 訪中 철회를"… 더민주 6인은 강행

최만섭 2016. 8. 8. 06:29

靑 "사드 訪中 철회를"… 더민주 6인은 강행

입력 : 2016.08.08 03:35

- 靑 "中에 이용당할 수도"
"중국측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 심화 우려"

- 野는 "靑·與가 자중하라"
"靑의 비난, 中에 먹잇감 던진 것… 의원들의 양식 무시하는건가"

청와대가 7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 배치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의 중국 방문에 대해 "방중(訪中) 계획을 재검토해 줄 것을 의원 각자 및 더민주 지도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영호 의원 등 더민주 의원들은 예정대로 8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방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중국 측에 우려를 표명한 뒤 더민주 의원 방중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번에 방중하는 의원들의 진의가 어디에 있든 간에 이분들의 방중 활동이 결과적으로는 중국 측의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중요한 시점에 더민주 의원 6명이 사드 배치 문제 관련 의견 교환을 한다며 중국을 방문하려는 계획은 다시 한 번 재검토를 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중국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김 수석은 "위중한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역할이고 정부와 사전에 협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정상적인 국가라면 자국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이웃 국가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국민의 위중한 안보 이해를 앞설 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중(訪中)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김 수석은 “방중 계획을 재검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중(訪中)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김 수석은 “방중 계획을 재검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이날 청와대 입장 발표 전문을 보면 중국 측에 대한 것보다 야당 의원들에 대한 부분이 2배 정도 더 길었다. 이 때문에 "중국보다는 야당을 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같은 대응은 야당 반발을 부를 수 있고, 실제로 이날 더민주는 물론 국민의당도 반발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은 야당 의원들 방중을 방치할 경우 국익 측면에서 잃는 게 너무 크고, 여론 지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민주 의원들은 이날 오후에 회의를 한 뒤 9시쯤 배포한 입장문에서 "중국 방문은 이미 확정된 의원 외교의 일환으로, 국내 정치적 이유로 취소할 수 없는 약속"이라며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국익을 생각하며 당당하고 신중하게 의원 외교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방중을 통해 한·중 외교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중국 베이징대 등의 현지 학자 좌담회, 김장수 주중 대사 면담, 교민 간담회 등에 참석할 계획이다. 방중을 기획한 더민주 김영호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비난이 남남(南南) 갈등을 유도하고자 하는 중국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이야말로 자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나서 정쟁으로 몰고 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청와대가 더민주 의원 방중에 대해 국익 운운하며 취소를 요구한 것은 의원들의 양식을 직접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 지나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