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전국의 수많은 고출력 레이더도 문제란 말인가

최만섭 2016. 7. 21. 06:26

 전국의 수많은 고출력 레이더도 문제란 말인가

  • 김규 前 공군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 소장

입력 : 2016.07.21 03:13

김규 前 공군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 소장
김규 前 공군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 소장
북한이 핵과 전술탄도미사일(사거리 3000km 내외)을 개발하면서 위협을 가하던 2014년 스캐퍼로티 당시 주한 미군 사령관은 미군의 방공력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사드의 한국 배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6차례나 시험 발사하면서 대남 위협을 현실화하자 이 제의가 탄력을 받았고 한·미는 지난 8일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를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드 배치는 궁극적으로 한국의 전비 태세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배치 지역인 성주 주민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이 6시간 동안 억류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런 거센 반발의 이유는 사드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는 30년 넘는 군 생활의 태반을 각종 고출력 레이더와 함께 살아왔다. 지금도 공군 장병들은 전국 수십 개 레이더 기지에서 24시간 생활하며 영공 방위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들에게 아무런 인체 유해 징후도 나타난 적이 없다. 군용 이외에 전국의 공항 등 수많은 곳에서도 고출력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지만 위험하다고 아우성친 적이 없다. 전자파 장비의 안전장치를 믿고 주의사항만 지키면 안전하기 때문이다. 성주에 배치될 사드는 안전거리가 100m이고 400m 이상 고지에서 5도 각도로 공중을 향해 전자파를 쏘기 때문에 3km 이상 떨어진 주택지와 성산리 등 저지대 농지의 농작물·농부에게는 안전 주의사항도 필요 없을 것이다.

사드는 1991년 2월 미군의 '사막의 폭풍' 작전 때 필요성이 대두된 무기다. 이라크가 야간에 쏜 스커드 미사일 한 발이 사우디 다란에 있는 미군 예비보급소를 강타해 반경 2km에 교통대란을 일으켰고 28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작전 기간 사망자 146명의 21%에 해당했다. 미국은 이 교훈을 살려 당시 운용했던 패트리엇을 개량해 정확도를 높이고 파괴력을 증강시켜 하층 방어용인 패트리엇 PAC-3 체계(요격 고도 40km 이하)를 완성했다. 그러나 패트리엇은 구조적으로 성능이 제한됐기 때문에 탐지 거리가 800km인 레이더와 고도 40~150km를 담당할 사드를 개발해 상층을 담당하게 해 90% 이상의 요격률을 담보했다. 사드는 순수한 방어용 무기다.

그런데 중국이 "사드 배치가 지역 전략적 균형을 깨뜨린다"며 사드 배치 철회를 강요한다. 사드의 성능을 모를 리 없는 중국이 레이더 탐지 거리를 2000km로까지 부풀려가며 우리를 압박하고 군사 주권을 간섭한다. 우리는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주도권 장악 게임을 예의 주시하며 안보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는 여야, 세대, 지역 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민·군의 대립은 더욱 안 된다. 정부는 '인간 광우병에 걸 린다'는 괴담이 쇠고기 파동을 일으켜 국정을 마비시켰던 교훈을 되살려 주민 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에는 '사드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지역 방공체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것을 명확히 설명하고 필요 시 한·미·중 전문가 현장 토론도 계획해봄 직하다. 우리의 군사 주권을 간섭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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