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사설] 中, 자국기업 유엔 北 제재 위반 여부 스스로 조사해야

최만섭 2016. 6. 5. 06:19

[사설] 中, 자국기업 유엔 北 제재 위반 여부 스스로 조사해야

입력 : 2016.06.04 03:23

미국 상무부가 2일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화웨이가 대량살상무기(WMD)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북한 등과 거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면담하던 그저께 북한을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연이어 중국을 고강도로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

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 ]

요약
생화학무기·핵무기·중장거리미사일 등 짧은 시간에 대량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

우리말로는 대량살상무기·대량파괴무기번역된다. 생화학무기·중장거리미사일·핵무기 등과 같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명을 살상함으로써 강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들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이다. 이러한 막대한 파괴력 때문에 핵확산금지조약(NPT)·생물무기금지협약(BWC)·화학무기금지조약(CWC) 등 여러 국제협약에서는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2001년 미국대폭발테러사건(9·11테러사건) 이후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이라크·북한·이란 등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2002년 국제연합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이를 개발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항공 사진이나 자료들은 없다'고 밝혀 미국이 주장하는 이라크 위협론에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1999년 미국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초보적인 핵무기 1·2개를 조립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정거리 1,300㎞에 달하는 대포동미사일 개발을 완료하였다. 또 생화학무기와 중장거리 무기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정부의 화웨이 조사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에 대해 "전면적 이행"을 다짐한 중국 정부를 향해 근본적 의문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
다. 중국이 말로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하면서 실제 북한에 뒷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담겨 있는 것이다. 중국 금융기관을 겨냥한 '북한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을 누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오는 6~7일 베이징에서 예정된 미·중 전략 경제 대화를 앞두고 기선 제압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지금 미·중 갈등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영유권, 무역 역조 등 군사·경제 분야에 걸쳐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철강에 400~500%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그 여파가 한국 기업에도 미치고 있다. 이런 기조는 올 11월 미국 대선(大選)까지 이어질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중국 때리기'와 보호무역 강화 주장이 나오는 것은 반복돼 온 일이다. 하지만 이번엔 "중국이 우리 피를 빨아먹었다"는 트럼프 후보의 등장으로 더 강해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북핵을 둘러싼 국제 공조의 균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란이 금융제재가 시작된 지 3~4년 만에 핵 포기 협상에 나선 것은 제재망이 촘촘하기도 했지만, 그 대열에서 이탈한 국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고통을 느끼면서 제재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는 마당에 대북 공조가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그 열쇠를 중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중국도 정말 북핵 해결 의지가 있다면 바로 지금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자국 기업들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미국에 앞서 선제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화웨이가 북한과 거래했다고 의심받은 금수(禁輸) 품목이 핵무기, 중장거리 미사일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장비들이라니 사실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스스로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중국이 뒤로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며 핵무기 실전 배치의 시간만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국제적 의심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자세히보기 CLICK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