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처럼 떠다니는 해양탐사선 나온다
박건형 기자-입력 : 2016.02.04 03:07
[바닷속 첨단시설 속속 개발]
연료·물 공급 없이 조류 따라 '25층 높이 빌딩' 움직이는 셈… 아랫부분으로 잠수정 출입
日건설업체는 해저도시 개발… 15㎞ 나선형으로 5000명 거주
MS, 수중 데이터센터 설치도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은 1869년 발간한 소설 '해저 2만리'에서 바닷속을 누비며 해저 목장에서 자급자족하는 잠수함 '노틸러스호'의 모험을 묘사했다. 1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는데도, 노틸러스호는 아직 현실에서 등장하지 않았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중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바다를 개척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탐험하려는 획기적인 시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바다 위의 인공위성 '시 오비터'
몇 년 뒤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 같은 연구선을 보게 될 수도 있다. 프랑스 건축가 자크 루즈리가 2014년부터 만들고 있는 연구선 '시 오비터(Sea Orbiter)'는 바다의 인공위성으로 불린다. 현재의 탐사선들은 연료와 물 공급 등의 문제로 한정된 시간 동안만 항해할 수 있다.
- ▲ 프랑스 건축가 자크 루즈리가 만들고 있는 연구선‘시 오비터’의 상상도(위 사진). 엔진이 따로 없이 떠다니며, 수면 아래에 가라앉은 부분이 31m에 이른다. 아래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중 데이터 센터가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모습.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열을 바닷물이 자연적으로 식혀준다. /시 오비터·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수면 아랫부분은 심해 잠수정이나 잠수사가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일종의 부두가 된다. 별도의 장치 없이 아랫부분의 문을 여는 것만으로 깊은 바다로 들어갈 수 있다. 여러 척을 만들어 전 세계 바다 곳곳에 띄우면 지구 전역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다.
시 오비터의 가장 큰 문제는 600억원에 이르는 건설 비용이다. 미 항공우주국 등의 지원과 모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완성까지는 2~3년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거대 해저도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일본 1위의 건설사인 시미즈건설은 지난해 10월 '오션 스파이럴'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쿄대, 사가대,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75층 높이의 해저 건축물을 짓는 기술을 개발해 2035년까지 실제로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름 500m의 원형 구조물인 '블루 가든'은 윗부분이 빙하처럼 떠 있고, 그 아래로 해저 3000~4000m까지 나선형 건축물이 이어진다. 5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로 발전시설과 메탄 제조공장까지 포함하고 있다. 완성되면 태풍과 지진 등의 걱정이 없는 자급자족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MS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캘리포니아 인근 바닷속에 인터넷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105일간 운영하는 '프로젝트 나티크(Natick)'가 성공했다고 지난 1일(현지 시각) 밝혔다. 컴퓨터와 인터넷 서비스에 사용되는 데이터센터는 한 곳을 구축하는 데 평균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데이터센터의 기기가 방출하는 뜨거운 열을 식히는 데도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다의 수온은 4도 정도로 차갑게 유지되는 만큼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에 설치한다면 자연적인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MS는 높이 3m, 폭 2.2m의 원통형 철제 케이스를 제작했다. 이어 그 안에 서버컴퓨터를 집어넣은 뒤 해안에서 800m 떨어진 해저에 설치했다. 케이스 곳곳에는 온도, 압력, 움직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100개를 달았다. 또 케이스 내부는 수많은 칩에서 나오는 열을 1차적으로 분산해 식힐 수 있도록 가압 질소로 채웠다.
105일 동안의 실험 결과 케이스 표면에 따개비가 달라붙는 것 이외에는 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MS는 다음 단계로 전력 공급 방안을 고민 중이다. 파도나 조류를 이용해 데이터센터가 발전기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MS의 피터 리 부사장은 "이와 같은 케이스를 대량 생산하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90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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