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법이란
세포 채취해 DNA 고쳐 다시 주입… 원하는 DNA만 잘라 버리기도
유전자 치료, 체세포에만 적용… 생식세포 치료 시 후대에 유전돼
유전자 치료는 여러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소개한 A씨의 사례처럼 유전 정보가 바뀐 바이러스를 몸속에 넣는 '체내 유전자 치료' 방식이 대표적이지만, 환자에게서 세포를 채취해 유전 정보를 바꾼 뒤 다시 주입하는 '체외 유전자 치료' 방식도 있다. 유전자 치료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유전자 치료 방법
체내 유전자 치료는 질병을 치료하도록 조작된 DNA를 환자에게 직접 넣는 것을 말한다. DNA를 그대로 주입하기도 하지만, 그러면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양을 정확히 전달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운반체(벡터·vector)'를 이용한다. 벡터로는 주로 바이러스가 쓰인다. 바이러스는 세포에 기생(寄生)하는 성질이 있어서, 이를 이용하면 병이 생긴 부위의 세포로 질병을 치료하도록 조작된 DNA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체외 유전자 치료는 환자의 혈액·골수·장기 등 환부(患部)에서 세포를 채취해 병을 유발하는 DNA를 수리하고, 그 세포를 다시 환자의 몸에 넣어 몸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체내 유전자 치료에 비해 안전성이 높지만, 수많은 세포의 DNA를 일일이 조작하는 게 어렵고, 비용도 비싸다.
*vec·tor
명사
- 1. 벡터(크기와 방향으로 정해지는 양) Scalar-크기만 나타내는 양
Acceleration and velocity are both vectors.
가속도와 속도는 둘 다 벡터이다.
- 2. (질병의) 매개체
- 3. (비행기의) 진로
- 최근에는 '유전자 가위' 기술도 발전했다. 유전자 가위란 원하는 DNA 부분을 정교하게 잘라내 버리는 기술을 말한다. 이상이 있는 DNA를 오려내고 새로운 DNA로 교체할 수 있게 해준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김주항 교수는 "유전자 치료제가 발달했어도, 유전자의 특정 부위만 골라서 완전히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면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에이즈 같은 난치성 질환에 주로 적용
유전자 치료제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악성 암·에이즈·유전질환 같은 난치성 질환을 위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되는 편이다. 지금 나와 있는 약 외에 곧 제품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 치료제로는 간암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T세포 면역 항암제(면역 기능 올리는 약), 난치성 질환인 중증 허혈성 지체 질환 치료제 등이 있다.
다만, 유전자 치료를 어느 질병에나 적용할 수 있다고 해도 생식세포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시행하지 않는다. 유전자 치료는 모두 체세포에만 적용하는데, 생식세포에 유전자 치료를 하면 후대에도 그 기능이 유전되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제도 뒷받침되면 국내 임상 더 활발해질 것"
유전자 치료 임상 연구를 가장 활발히 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임상 시험의 53.9%가 미국에서 진행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1.7%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이는 임상 연구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 GMP(약품을 만들 때 지켜야 할 규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유전자세포치료학회 박기랑 회장은 "우리나라에 글로벌급 유전자 치료제 상용화 센터가 건립된다면 국내에서도 유전자 치료제 임상 연구가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며 "그러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가 유전자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