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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聖人)의 언어(言語)

최만섭 2007. 2. 21. 13:02


실패(失敗)한 목공(木工)은 발붙일 곳이 없다.


나는 실패(失敗)한 시인(詩人)이 되어 집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산에 올랐다.


산이 세월(歲月)이 그린 세상(世上)을 삼킬 때

철없는 아이는 황토색 수의(壽衣)에서 뛰놀고

속 깊은 죽마고우(竹馬故友)는 초록 바람 끝에서

행복(幸福)을 노래한다.


늘 산 아래에 서 있는 노지심이 걸식(乞食)을 자랑할 때

대지(大地)

바다

하늘보다 넓고 깊은 인간(人間)의 마음은

공허(空虛)에 쫓겨서 망상(妄想) 속에서 헤맨다.


나는 산 중턱에서 우울한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서

일상(日常)의 환희(歡喜) 속에 몸을 숨긴

성인(聖人)의 언어(言語)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