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尹 “바이든과 북핵·경제안보 긴밀 논의할것”

최만섭 2022. 4. 29. 04:56

尹 “바이든과 북핵·경제안보 긴밀 논의할것”

21일 서울서 한미정상회담… 尹취임 후 11일 만에 만나
당선인 측 “한국의 쿼드 가입과 핵우산 협의체 부활 논의할 것”
회담장소로 용산 대통령실 유력
바이든, 반도체·배터리 공장 찾아 공급망 재편 메시지 낼 가능성도

입력 2022.04.29 03:4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달 21일 서울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당선인 측과 백악관이 28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전날인 20일 방한해 2박 3일간 머물다 22일 일본으로 건너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취임 후 11일 만에 미국과 정상회담을 치르게 됐다. 새 정부 첫 정상회담이 미 대통령 방한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1993년 김영삼·클린턴 대통령 회담 이후 29년 만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 부활 등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윤 당선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제안보와 과학기술협력 등 한미동맹을 긴밀히 논의할 시의적절한 만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부터는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Quad, 미·일·호주·인도 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은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처음이다. 윤 당선인의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이 될 이번 회담에선 한국의 쿼드 가입, 대북 정책,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방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한미 경제 안보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2018년 중단시킨 ‘한미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가 4년 만에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 당국이 이른바 ‘2+2′ 형태로 확장억제(핵우산)의 실효적 운용 방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협의체다.

이번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과 관련해 양국 민·관 기술·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에서 “이번 순방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또 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국과 일본에 대한 굳건한 다짐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통상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쓰는 외교적 수사(修辭)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과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겨냥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을 만들고 지역 내 국가 간 상호신뢰와 협력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쿼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용산 국방부 청사 5층에 임시로 마련될 대통령 집무실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 집무실과 부속 시설 공간이 협소해 인근 국방컨벤션센터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 정상이 조만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할 새 대통령 집무실 앞 미군기지 부지를 함께 거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반도체 생산 단지 등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나노 공정 현장이나 배터리, 바이오·제약 생산 현장을 찾아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당선인은 앞으로 각종 다자 정상회의 등을 통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을 이어가며 한미 공조 체제를 다각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이 오는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4국’ (Asia-Pacific Four, 한·일·호주·뉴질랜드) 자격으로 참석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회의에 윤 당선인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할 경우 한·일 정상이 대면하거나 한·미·일 정상회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동아시아 순방에는 아내 질 바이든 여사는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 부부 동반 만남은 이번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The Two Koreas correspondent & Author of "the Secret of Israel military forces(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