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사망

“전설이여 안녕”…축구 레전드 마라도나 향한 애도 물결

최만섭 2020. 11. 26. 07:29

“전설이여 안녕”…축구 레전드 마라도나 향한 애도 물결

이옥진 기자

입력 2020.11.26 06:42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마라도나. /AP 연합뉴스

축구계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의 작고 소식에 전세계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축구 스타들은 탄식과 추모의 뜻을 표했고,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는 사흘 간의 국가 애도 기간에 들어갔으며, 그가 현역 시절 활동했던 이탈리아 나폴리도 슬픔에 젖었다.

마라도나가 25일(현지 시각)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는 언론을 통해 “정말 슬픈 소식이다. 나는 위대한 친구를 잃었고 세상은 전설을 잃었다”며 “분명히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차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80세 생일을 맞은 펠레는 마라도나와 함께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2009년 마라도나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신의 손’으로 회자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 경기에 마라도나와 함께 뛰었던 영국 축구 전설 게리 리네커는 “마라도나는 우리 세대 최고의 선수이자 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라며 “축복과 어려움이 함께했던 삶의 뒤, 신의 손안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2010년 6월 마라도나와 메시.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리틀 마라도나’란 별명을 갖고 있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트위터에 마라도나의 사진을 올리며 “전설이여 안녕”이라는 인사를 전했다. 메시는 “오늘은 아르헨티나 국민과 축구계에 매우 슬픈 날”이라며 “그는 우리를 떠나지만 떠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디에고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메시는 2008~2010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마라도나와 감독과 선수 관계로 지냈다.

 

포르투갈 출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도 트위터에 마라도나와 자신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호날두는 “나는 오늘 친구와 작별했고 세계는 영원한 천재와 작별했다. 그는 너무 일찍 떠났지만 무한한 유산과 채워질 수 없는 빈 자리를 남겼다. 당신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도 “당신은 우리 기억 속에 항상 있을 것”이라며 “축구가 당신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트레일블레이저 미드나잇

 

15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마라도나 스태디움에서 사람들이 모여 마라도나를 추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언론에 “우리 과거의 일부가 저물었다. 위대했던 시절이 그립다”고 추모했다. 이날 UEFA 챔피언스리그는 경기에 앞서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AFA)은 성명을 통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와 클라우디오 타피아 회장은 우리의 레전드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의 죽음에 크나큰 애도의 뜻을 전한다.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라도나가 몸담았던 팀들도 애도를 표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트위터에 “축구계 모든 이의 가슴에 영원할 것”이라고 했다. 마라도나가 1984~1991년 뛰었던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는 고인의 별세 소식이 “도시와 팀 모두에 엄청난 충격”이라며 “그는 우리 마음에 영원할 것”이라고 했다. 마라도나가 1982~1984년 소속됐던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그는 전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이라며 애도했다.

2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나폴리의 산 파올로 스타디움에서 축구팬들이 마라도나를 추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리나라 축구 선수 이강인(발렌시아)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사진을 올리고 “편히 잠들기를”이란 애도의 뜻을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는 많은 추모객이 몰렸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가 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생전 활약했던 이탈리아 나폴리 곳곳에서도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나폴리 콰르티에리 스파뇰리와 인근 광장에는 촛불을 든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를 애도했다.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은 트위터에서 시 차원의 애도를 선포하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가 눈을 감았다”며 “그는 우리 시민을 꿈꾸게 했고 천재적인 재능으로 나폴리를 도약시켰다”고 했다.

 

이옥진 기자

 

조선일보 국제부 이옥진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