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직후 탄생했다가 사라져… 국제 공동연구진 단서 찾아
- ▲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과학자들이 반물질 보존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국제 공동연구진은 이 장치를 이용해 반수소의 특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가속기를 이용해 반물질을 만들어낸 뒤 처음으로 특성을 관찰하는 데 성공한 것. 우주 탄생 직후 물질과 함께 만들어졌던 반물질이 왜 모두 사라졌는지 알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영국 리버풀대, 미국 UC버클리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있는 초대형 강입자가속기(LHC)로 수소의 반물질인 반수소를 만들어낸 뒤 에너지를 측정했다"고 20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과학자들은 물질과 반물질이 138억 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함께 탄생했다고 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반물질은 모두 사라지고 물질만 남아 우주 만물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반물질은 물질과 정반대의 전기적 성질(전하)을 가진다. 예를 들어 물질인 수소 원자는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음(-)전하를 띤 전자 하나로 구성된다. 반면 수소의 반물질인 반수소는 양성자가 음전하를 띤 반양성자이고 전자는 양전하를 띤 양전자이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기존에도 초대형 가속기에서 반물질을 만들었지만 주변 물질과 만나면 곧바로 소멸하기 때문에 유지와 관찰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진은 LHC에서 만들어진 반수소들을 곧바로 뽑아낸 뒤 관에 가뒀다. 길이 280㎜·지름 44㎜짜리 관은 완벽한 진공인 데다 다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반수소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됐다. 이어 관에 설치된 창(窓)으로 레이저를 쏘면서 반수소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폈다. 그 결과 반수소는 에너지를 받으면 흥분 상태가 되고, 빛을 내면서 안정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은 수소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면서 "에너지를 측정한 결과 수소와 반수소는 흡수하고 내뿜는 에너지 양까지도 같았다"고 말했다. 반물질이 물질과 전하만 반대일 뿐 같은 성질을 가졌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박인규 교수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왜 반물질이 모두 사라졌는지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물질과 물질이 만나면 약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은 맞지만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만들거나 유지할 방법은 없기 때문에 반물질 폭탄이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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