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요즘 건강 어때?" 물으면 시계 보는 세상 온다

최만섭 2016. 5. 19. 18:04

"요즘 건강 어때?" 물으면 시계 보는 세상 온다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둘째날]

- 바이오 테크 혁명… '모바일 주치의' 2년내 보편화
운동 능력·인지 기능까지 체크… 먹어야 할 음식·약 추천해주고 뇌질환·우울증 사전에 경고
로봇 팔·기계식 장기 이식받은 사이보그도 조만간 등장

시계와 무선(無線)으로 연결된 이어폰으로 긴급 경고가 흘러나온다. "심장마비 위험이 있으니 당장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세요." 휴대폰 액정엔 '당신의 이용 패턴을 보니 우울증이 의심됩니다'라는 알람 문구가 뜬다. 로봇 팔과 다리가 신체에 이식되고, 기계 장기(臟器)가 몸에 심어진다. 뇌 지도 완성으로 치매와 정신분열증의 원인이 규명돼 치료법이 나온다….

18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헬스 테크'에서 그려진 의료 기술의 미래다. 이날 헬스 테크의 첫 세션이었던 '바이오테크 혁명'의 연사로 나선 그레고리 스톡 UCLA 의대 교수(생명공학)는 "앞으로 펼쳐질 의료 기술 혁명은 우주여행보다 더 흥미로울 것"이라며 "지금부터 20년간은 생물체에 대한 '정의(定義)'가 바뀌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생물학적 전환기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 교수는 "의료기술 혁명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몸에 착용하는 모바일 장비들이 개인의 모든 신체·건강 정보를 일상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각자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헬스케어는 2년 안에 보편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바일 기기의 헬스케어 기능이 단순히 심박 등을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몸의 인지·신체 기능과 정서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해 의사처럼 진단을 내리는 정도로까지 발전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모바일 닥터'가 현실화되면 통화 음성이나 오타가 난 횟수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이 인지·신체 기능과 정서 상태 등을 분석해 뇌 질환이나 우울증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나 반지를 착용하면 수면패턴, 혈당 체크 등을 통해 식습관이나 운동량을 조절하고, 언제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도 미리 알 수 있게 된다. 모바일 기기로 수집된 신체·건강 정보는 빅데이터 형태로 분석돼 '인간 주치의'들이 맞춤형 치료를 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게 스톡 교수의 전망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과 의료용 기계가 결합하는 방식의 사이보그(Cyborg)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톡 교수는 "로봇 팔·다리, 기계식 장기를 신체에 이식한 사이보그의 등장으로 장애와 불치병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 기술 혁명은 사생활 정보 보호 등 여러 윤리적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바이오테크 혁명은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죽은 생쥐의 뇌를 투명하게 하는 기술로 세계적 화제를 모은 MIT 정광훈 교수는 '공학과 의학이 손잡는 최전선' 세션에서 "빠르면 15~20년 안에 인간의 뇌 지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 지도가 완성되면 각종 정신 질환을 고치는 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다. 대다수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가 5~10년 안에 보편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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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보그 [Cyborg]
  • 컴퓨터와 인간의 육체를 합성한 합성인간 또는 인조인간을 말한다. 즉, 인간보다 뛰어난 지적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육체적으로도 강인하며 수시로 소프트웨어를 교체하여 생명도 연장할 수 있는 인간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