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릴 것 같은 엉덩이를 하늘에 맡긴 채
외간 남자를 찾아 헤매는 한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저 여인의 찬란했던 사랑의 역사(歷史)에 가슴이 멘다.
그녀의 남자가 결혼 대신 입산수도를 선택하였을 때
그녀는 이 세상 모든 남자와 결혼하기로 했다.
세월(歲月)은 사랑을 인간(人間)의 나라에서 신(紳)의
나라로 추방했다.
산바람에 허리가 휜 그가 환속(還俗)하여 한 아이의
할아버지로 행복하게 살고 있듯이,
세상 바람에 가슴이 탄 그녀도
우리 곁으로 돌아와 할머니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사랑은 가정(家庭)이나 심심산골에 얹혀사는 그림자가 아니라
모든 인간(人間)의 가슴속에 숨어 사는 햇볕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