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시너통에 고공 농성, 시대착오 극렬 투쟁 언제까지 할 건가
민주노총 소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조의 불법 파업이 40일 이상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자 대우조선 임직원과 거제 시민 수천 명이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벌였다. 이들은 ‘일을 해야 대우조선도 살고 거제도 산다’ ‘120명이 10만의 생계를 막고 있습니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3.5㎞ 길이의 인간띠를 만들었다. 선박 건조 라인 일부가 마비되면서 대우조선이 입은 누적 손실이 57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 사장이 “법 질서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한 지 일주일도 넘었지만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주저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제 목숨을 무기화해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7명은 건조 중인 30만t급 배 안으로 들어가 6명은 15m 난간에서 고공 농성 중이고 노조 간부 1명은 인화성 위험 물질인 시너 통을 안고 1㎥짜리 철제 구조물에 들어간 뒤 자신을 가둔 채 농성 중이다.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너 통에 불이 붙어 5명의 농성 철거민과 경찰 1명이 사망한 2009년 용산 참사의 악몽이 떠오른다.
같은 민노총 소속이지만 대우조선 직원 절반 이상이 가입한 대우조선 노조는 불법 파업에 반대하고 있다. 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하청지회 투쟁 장기화로 발생하는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민노총을 탈퇴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속노조 지회인 산별 노조를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기 위한 총회 소집 요구안에 전체 조합원의 약 40%가 서명했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정부의 중재 제안도 거부한 채 ‘120명이 10만 명의 생계를 막는’ 불법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민변 등 40여 개 시민단체는 ‘희망버스’를 조직해 거제로 가서 파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노조원들이 자기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투쟁을 벌이는데 노동자의 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민노총은 이들을 만류하긴커녕 위험한 극한 행동을 부추긴다. 언제까지 이런 시대착오적 방식의 노동 운동을 계속할 건가.
'귀족 노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때 인도못한 배 벌써 12척… 수주 계약 줄줄이 파기당할 위기 (0) | 2022.07.19 |
---|---|
[곽래건이 만난 사람] “민노총은 집회·파업으로 정부 시험… 불법은 불법이라고 확실히 해야… 정부 노동개혁 비전·전략 안 보여… 대통령 직접 나서 개혁 의지 보여야 (0) | 2022.07.18 |
대우조선 노조 “회사와 공멸 위기”... 금속노조 탈퇴 논의 (0) | 2022.07.15 |
“120명 파업이 10만명 삶 파괴” 대우조선 직원·시민 3.5㎞ 인간띠 (0) | 2022.07.15 |
금속노조 20일 총파업... 민노총, ‘尹정부에 대항’ 줄줄이 하투 예고 (0) | 2022.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