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명 파업이 10만명 삶 파괴” 대우조선 직원·시민 3.5㎞ 인간띠
민변 등 파업지지단체는 ‘희망버스’ 조직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의 파업이 40일 이상 이어지며 피해가 커지자 회사 임직원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인간띠’를 만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1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파업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지역 주민들까지 파업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오후 5시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가족, 거제 시민 3000여 명은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옥포조선소 정문부터 오션프라자까지 이어지는 3.5km 길이의 인간띠를 만들었다. 이들은 ‘동료의 삶 파괴하는 파업 당장 중단해주십시오’ ‘120명이 10만명의 생계를 막고 있습니다’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입사 4개월 차 현장직 신입사원과 올 연말 퇴직을 앞둔 현장관리 책임자까지 참여해 “하청지회는 공멸로 이끄는 불법 파업을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딸(5)과 함께 참석한 김모(38)씨는 “남편과 동료 직원들은 수년간 조선업 불황 고통을 버텨왔다”며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이유로 회사 전 직원과 그 가족, 지역사회까지 벼랑으로 내모는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청지회 조합원 400여 명 중 120여 명은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 7명은 1독에서 건조 중인 선박을 무단 점거,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도 한 달 가까이 중단됐다. 점거가 장기화하자 지난 13일 대우조선해양 노조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내부에선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형 노조로 전환하자’는 총회 소집 요구안이 접수됐다. 하지만 민변 등 40여 시민사회단체는 ‘희망버스’를 조직해 오는 23일 거제를 찾아 파업을 지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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