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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노조 “회사와 공멸 위기”... 금속노조 탈퇴 논의

최만섭 2022. 7. 15. 04:49

대우조선 노조 “회사와 공멸 위기”... 금속노조 탈퇴 논의

하청지회의 불법파업 40일 넘어
조합원 투표… 勞勞갈등으로

입력 2022.07.14 03:00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불법 점거 사태가 40일 이상 이어지면서 피해가 커지자 대우조선해양 노조 내부에서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에만 28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데다 이달에도 매일 260억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하자 노사(勞使) 갈등을 넘어 노노(勞勞) 갈등으로 사태가 확산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현장책임자연합회가 지난 8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 민주광장 앞에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파업 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제공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직원 8600명 중 4700명이 가입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내부에서는 최근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조직 형태 변경안에 전체 조합원의 41%(1970여 명)가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2018년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같은 금속노조 소속인 하청지회의 1독 점거로 회사와 함께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금속노조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서명이 담긴 문서는 13일 열린 임시 대의원 총회 후 노조 집행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형태 변경안은 전체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하면 총회 안건으로 상정되고, 일주일 안에 조합원 총회에서 재적 인원 과반수가 투표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탈퇴가 확정되면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가입 4년 만에 다시 기업별 노조가 된다.

앞서 지난 11일 대우조선지회는 성명서를 통해 “하청지회는 대우조선 전 구성원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결단을 12일까지 내려달라”면서 불법 파업 중단을 요청했다. 일부 대우조선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하청지회 근로자가 불법 점거한 독으로 몰려가 이들을 회사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옥포조선소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하청업체 소속 전체 근로자의 1%인 120여 명이 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면서 1독을 불법 점거해 선박의 진수 작업이 막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