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불안, 혐오 그리고 희생양

최만섭 2020. 8. 23. 20:35

불안, 혐오 그리고 희생양

 

 

 

일전에 내가 문재인 대통령 정책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밝힌 데 대하여, 한 후배분이 나의 의견에 대하여 하루빨리 망상에서 깨어나라고 충고했다. 나는 적어도 이런 반론을 제기할 때에는 어두에 내 생각으로는이라는 문구를 넣어야 선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그 내용도 나름대로 논리성이 있어야지 무조건 남의 생각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행위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나는 내 의견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글을 쓰기 전에 나의 견해에 찬성하는 분이나 반대하는 분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문장에 사용할 중요한 단어를 사전을 사용하여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특히 한자, 단어의 어원 등을 찾아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의미와의 차이를 찾아 나가면서 조금 식 본래의 의미와 내 지식과의 차이를 줄여나간다. 내가 감히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수필가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이러한 나름의 정화과정을 거친 다음, 이를 밑그림으로 하여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때문이다.

 

망상(妄想)의 사전적 의미는 이치에 맞지 아니한 망령된 생각을 함. 또는 그 생각이며 그 반대어인 희망(希望)앞으로 잘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나는 창공을 나는 새와 같이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사람의 생각을 희망’, 이념이란 골방에 갇힌 병자의 생각이 망상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의 혼란에 빠져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민주시민과 기독교 신자들이라고 주장하고 이들을 방역법 위반으로 엄벌에 처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4.15 부정선거 의혹,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천정부지로 오른 주택 값 등에 분노한 국민이 광화문으로 뛰쳐나오자, 이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는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인 전염병 방역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국민과 야당에 떠넘기는 문재인 정부나 모든 잘못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국민과 야당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이는 사안마다 시시비비를 가려서 국정이 특정 이념이나 정파의 이익에 따라 흔들리지 않게 국정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하는 언론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표라는 생각이다. 사실 전염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기저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을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국민과 나 같이 개혁이 아닌 사화(士禍)’라고 생각하는 국민 간에 모이지 않는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사화(士禍)는 선비들이 정치적 반대파에게 화를 입는 일을 가리키며, 한국사에서는 특히 조선 중기에 사림 세력이 화를 당한 연산군 때부터 명종 즉위년까지 발생한 5차례의 옥사를 말한다.

 

나는 ‘오현주’ 앵커가 고른 오늘의 한 마디를 인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하여 나의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알베르 카뮈는 그의 역작 ‘페스트’에서 전염병이 확산하고 도시를 참극으로 몰고 갈 때 그 고립된 공간에서 생존해야 하는 인간의 심리상태를 처음에는 ‘불안’해하다가 감염된 사람을 ‘혐오’하고 나중에는 이 모든 사태에 대한 ‘희생양’을 찾게 된다고 했다.

 

일전에 추미애 장관이 자기 아들의 탈영 무마 문제에 대해서 질문하는 야당 의원에게 소설 쓰네요라고 답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는 소설은 가공의 진실이라고 배웠는데, 추 장관은 가공까지만 이해하고 진실까지는 깨닫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알베르 카뮈가 페스트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실은 불안해하지 말고 감염된 사람을 혐오하지 말고 특히 이러한 사태를 특정인이나 집단에 덤터기 씌우지 말라는 이야기하고 해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모두에서 말한 ‘희망과 망상, 개혁과 사화 그리고 소설 ‘페스트’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공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보통명사를 찾는다면,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장고 속에 내가 찾은 보통명사는 ‘실현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현장 작업감독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가 어렵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개혁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개혁의 주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민 그리고 일선 공무원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중간 간부 공무원(5급 공무원)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혁을 실질적으로 시행하는 주요 인물은 작업반장(Supervisor)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개혁이 작업반장(Supervisor)과의 난상토론을 거쳐서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는지 묻고 싶다. ‘악마는 세부사항을 실천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것이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라는 진리를 간과했다는 생각이다

 

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하여 우리 모두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선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 함께 노력합시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퇴치 프로젝트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집단인 의사협회에 전권을 주고 나와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라는 담화문을 내는 대통령은 개혁을 주창하는 지도자이고 반대로 모든 잘못을 특정 집단과 국민에게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아서 엄벌하는 선포를 하면 정적을 척살하겠다는 사화(士禍)’를 획책하는 독재자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