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9 03:04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 제자가 준 명함에 있는 문구다. 제자는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다. 재작년 8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고향에서 직장을 구했다. 작년 말 회사에서 만난 고향 선배와 결혼해 구례읍에서 산다. J씨도 같은 경우다. 대학 졸업 후 2012년 지금 회사에 취직했다. 아내도 공채로 같은 회사에 입사했다. 내년 5월엔 첫아이가 태어난다. 모두 고향에 일자리가 생겨 돌아온 청년들이다.
청년이 귀향한다니 의아할 것이다. 그럴만하다. 구례는 인구 과소화(寡少化)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전형적인 농촌이기 때문이다. 인구는 2만7236명(2016년 11월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 226곳 중 꼴찌에서 열한째다. 평균 연령은 50.1세,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0.2%다. 전국에 내놓을 자랑거리는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 지리산과 깨끗한 섬진강과 구례 산동(山東)온천 정도다. 변변한 중견기업 하나 없다. 그런데도 도시로 나간 청년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4년째 그런 추세다. 일자리가 계속 생긴 덕분이다.
청년을 돌아오게 만든 주체는 구례군 용방면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다. 아이쿱(iCOOP) 생협 관련 자회사와 협력사 등 15개 기업이 모여 만든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다. 2012년 착공해 2014년 현재 모습을 갖췄다. 8만7926㎡ 면적에 라면·과자·김치·우유 등을 생산하는 16개 농산물 가공 공장이 있다. 개봉관인 영화관을 비롯해 레스토랑·판매장·커피숍·선술집·게스트하우스 등 편의 시설도 있다. 단지 외관은 영락없는 유럽풍 리조트다. 체험·견학하려는 사람과 관광객이 전국에서 온다. 작년에 16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도 엇비슷하다.
자연드림파크에선 현재 512명이 일한다. 2013년 38명에서 크게 늘었다. 직원 80%는 구례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인근 순천과 남원에서 통근한다. 직원 평균 연령은 38.6세다. 노인 천국인 구례에서 가히 '청년 천국'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직원 42%(214명)가 여성이고, 이 중 20∼30대 여성이 52%다. 가임(可妊) 연령 여성 인구가 늘어나 구례 인구 증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아직은 출생아 수가 현저하게 늘지 않았지만 향후 증가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직원 대부분이 직장을 구해서 구례로 왔고, 전체 직원 51%가 구례 출신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깡촌'에 속하는 구례로 청년이 돌아오고 있다. 농촌에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일자리가 도시로 나간 청년을 되돌아오게 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그래서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는 기적에 가깝다. 이런 기적이 전국의 농촌에서 나타나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니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나 서면 능히 가능하다. '개미 군단'이 만든 아이쿱 생협도 기적을 만드는 걸 보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그래야 우리 삶의 터전인 국토 공간이 건강해진다.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를 전국 여러 농촌에서 재현하자. 특히 전북 무주·진안·장수, 경북 청송·영양, 강원 화천·양구·양양 등에서 말이다. 유달리 암울했던 병신년(丙申年) 세밑에 그려 보는 새해 꿈이다.
청년이 귀향한다니 의아할 것이다. 그럴만하다. 구례는 인구 과소화(寡少化)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전형적인 농촌이기 때문이다. 인구는 2만7236명(2016년 11월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 226곳 중 꼴찌에서 열한째다. 평균 연령은 50.1세,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0.2%다. 전국에 내놓을 자랑거리는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 지리산과 깨끗한 섬진강과 구례 산동(山東)온천 정도다. 변변한 중견기업 하나 없다. 그런데도 도시로 나간 청년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4년째 그런 추세다. 일자리가 계속 생긴 덕분이다.
청년을 돌아오게 만든 주체는 구례군 용방면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다. 아이쿱(iCOOP) 생협 관련 자회사와 협력사 등 15개 기업이 모여 만든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다. 2012년 착공해 2014년 현재 모습을 갖췄다. 8만7926㎡ 면적에 라면·과자·김치·우유 등을 생산하는 16개 농산물 가공 공장이 있다. 개봉관인 영화관을 비롯해 레스토랑·판매장·커피숍·선술집·게스트하우스 등 편의 시설도 있다. 단지 외관은 영락없는 유럽풍 리조트다. 체험·견학하려는 사람과 관광객이 전국에서 온다. 작년에 16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도 엇비슷하다.
자연드림파크에선 현재 512명이 일한다. 2013년 38명에서 크게 늘었다. 직원 80%는 구례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인근 순천과 남원에서 통근한다. 직원 평균 연령은 38.6세다. 노인 천국인 구례에서 가히 '청년 천국'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직원 42%(214명)가 여성이고, 이 중 20∼30대 여성이 52%다. 가임(可妊) 연령 여성 인구가 늘어나 구례 인구 증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아직은 출생아 수가 현저하게 늘지 않았지만 향후 증가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직원 대부분이 직장을 구해서 구례로 왔고, 전체 직원 51%가 구례 출신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깡촌'에 속하는 구례로 청년이 돌아오고 있다. 농촌에 공장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일자리가 도시로 나간 청년을 되돌아오게 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그래서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는 기적에 가깝다. 이런 기적이 전국의 농촌에서 나타나야 한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니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나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를 전국 여러 농촌에서 재현하자. 특히 전북 무주·진안·장수, 경북 청송·영양, 강원 화천·양구·양양 등에서 말이다. 유달리 암울했던 병신년(丙申年) 세밑에 그려 보는 새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