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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

백만매택 천만매린 (百萬買宅 千萬買隣)

by 최만섭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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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매택 천만매린 (百萬買宅 千萬買隣)

I. 사자성어의 의미 –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떤 집에서 사느냐보다, 어떤 사람과 더불어 사느냐입니다.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은 바로 이러한 삶의 본질을 꿰뚫는 말입니다.

이 말은 문자 그대로는 “백만금을 주고 집을 사고, 천만금을 주고 이웃을 산다”는 뜻이지만, 그 내포된 뜻은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이 좋은 집을 갖는 것보다 훨씬 더 귀하고 어렵다는 인생의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II. 한자 풀이 – 뜻 속에 깃든 삶의 지혜

  • 百萬(백만): 백만 금, 곧 큰돈
  • 買(매): 사다
  • 宅(택): 집
  • 千萬(천만): 천만 금, 더 큰돈
  • 鄰(린): 이웃

즉, "집은 백만금으로 사고, 이웃은 천만금으로 산다"는 의미가 됩니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이웃의 가치이며, 그만큼 이웃을 잘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경구입니다.

III. 유래 – 여승진과 송계아의 이야기

남북조시대 양나라 무제 시절, 명망 높은 장군이자 청렴한 인물인 여승진은 연주자사로 재임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의 동생이 벼슬을 청하며 찾아왔지만, 여승진은 “나는 황제의 은혜를 갚기에도 부족하다”며 단호히 거절합니다. 형제애보다 공적 책무를 우선한 그 태도는 사람들의 존경을 샀습니다.

여승진의 집 옆에는 관청의 마구간이 있어 소란하고 냄새가 심했지만, 그는 가족이 불편해함에도 "내 편의를 위해 마구간을 옮기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고사했습니다.

이런 그의 인품에 반한 송계아는 남강군수 임기를 마친 뒤 일부러 그의 집 옆 집을 백만금에 사들이고, 여승진과 좋은 이웃이 됩니다. 여승진이 집값을 묻자 송계아는 "백만금으로 집을 샀고, 천만금으로 당신 같은 이웃을 샀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일화에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바로 백만매택 천만매린입니다. 후일, 여승진은 송계아의 인품과 재능을 알아보고 황제에게 추천하여 형주지사로 등용되게 했고, 송계아는 훌륭한 업적을 남깁니다. 좋은 이웃이 좋은 기회를 낳고, 그 공동체가 번영한다는 교훈을 전하는 사례입니다.

 

IV. 비슷한 영어 표현들 – 문화는 달라도 지혜는 통한다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

이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Mending Wall》에 나오는 구절로, 서로 간의 경계와 존중이 좋은 이웃 관계의 기초임을

강조합니다.

  • 해석: 개인의 경계를 존중하면서도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이웃 관계의 비결이라는 뜻입니다.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는 아프리카 속담으로, 개인의 성장과 안녕이 공동체와 이웃의 협력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 해석: 이웃과 공동체는 단순히 함께 사는 사람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를 키우고 지지하는 생태계라는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V. 현대인의 삶 속에서 배우는 교훈 – 이웃을 얻기 전에,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되라

 

우리는 종종 '좋은 이웃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내가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는가'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좋은 이웃은 기다려서 만나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먼저 되어야 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德不孤 必有鄰(덕불고 필유린)"이라 했습니다. 덕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는 이 말은, 곧 사람됨이 곧 좋은 인간관계를 부른다는 철학적 선언입니다. 그렇다면 이 덕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맹자는 인간 본성에 네 가지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측은지심(惻隱之心)**입니다. 남의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는 연민의 감정입니다.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와 디지털 문화로 인해 이웃이 단절되고, 지역 공동체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은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웃은 단순한 공동 거주자가 아니라 삶을 나누는 친구이며, 위기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사람으로 자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단지 '예의'가 아니라, 남의 아픔을 지나치지 않는 감수성과 행동력입니다.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고, 홀로 있는 이웃의 문을 두드릴 줄 아는 태도, 무관심 대신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천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좋은 이웃의 시작입니다. 송계아는 여승진이라는 이웃을 얻고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좋은 이웃이 되기로 결심한다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천만금의 이웃’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자성어는 단지 옛말이 아닙니다. 사람 사이의 진정한 가치를 잊어가는 오늘날, “백만매택 천만매린”은 우리 삶의 방향을 다시 정비하게 만드는 나침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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