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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락 위기 마리우폴…우크라 경찰 “바이든·마크롱 도와줘” 호소

최만섭 2022. 3. 22. 04:56

함락 위기 마리우폴…우크라 경찰 “바이든·마크롱 도와줘” 호소

입력 2022.03.21 13:47
 
 
 
 
 
20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으로부터 공습을 받은 마리우폴의 건물들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군 측은 “항복할 수 없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였다.

2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끔찍한 인도적 재앙이 발생하고 있다.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한다면 모든 사람을 안전하게 마리우폴에서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미진체프는 “21일 오전 9시 마리우폴 동쪽과 서쪽 방향으로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 예정”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두 시간 안에 도시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이어 “그 이후 마리우폴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군사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음식과 의료품 등 필수품 공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날 오전 4시까지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를 러시아에 이미 통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통로부터 열어야 한다”며 통로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져 피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곳은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이곳의 함락을 최우선 전략 목표로 정했다.

최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의 어린이병원, 산부인과 병원, 모스크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 주민 1000명 이상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붕괴했고, 20일에는 주민 약 400명이 있던 예술학교가 파괴되기도 했다. 또 러시아군이 탱크 등 지상군을 도심까지 투입해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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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 마리우폴의 한 우크라이나 경찰이 서방 국가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마리우폴 경찰인 미하일 베르슈닌이 “아이들,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도시는 파괴됐고 곧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도와달라”고 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8일에 촬영됐다.

해당 영상에서 미하일은 잔해로 뒤덮인 거리에서 러시아어로 “내 뒤의 풍경을 보라.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헬리콥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당신들이 보내주기로 했던 무기와 탄약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 시민들을 구해야 한다. 죽어가고 있는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사실상 통제력을 상실했다”며 마리우폴에서의 전세가 러시아군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군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적군의 규모는 우리보다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