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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거짓말쟁이, 러시아는 이미 졌다”…눈물 흘린 러 군인들

최만섭 2022. 3. 22. 04:59

“푸틴은 거짓말쟁이, 러시아는 이미 졌다”…눈물 흘린 러 군인들

입력 2022.03.21 14:16
 
 
 
 
 
3월 1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생포된 러시아 군인들이 기자회견을 하고있다./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3주가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될수록 우크라이나 현지 민간인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전투에 참전한 러시아군의 피해도 막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러시아군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생포된 러시아군 6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 전투복을 입은 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칭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만든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동료 병사들이 공동묘지에 그대로 안장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자국민들을 향해 푸틴 대통령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이 말을 하면서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도 했다.

러시아 자동소총부대 34사단 소속 알렉세이 젤레즈냐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만큼 충분한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한 것으로 알려진 젤레즈냐크는 “푸틴 대통령은 사전 경고도 없이 우크라이나의 병원과 도시, 주민들을 향해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며 “러시아 국민들은 좀비(푸틴 대통령 등)를 봐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굉장히 용감하다. 그들은 무기 없이도 러시아군의 무기를 막아낼 수 있다. 그들은 단결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뿐 아니라 러시아 전체를 속였다. 그는 우리를 파시스트로 만들었다”고 했다.

3월 1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인 한 러시아 군인./EPA 연합뉴스

같은 부대 소속인 무스타페프 무그사드도 자국민들을 향해 “푸틴 대통령의 선전을 무시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인들은 며칠 동안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죽음을 맞는다”며 “제가 직접 보지 않았다면 말하지 않았을 거다. 사람들은 수 세기동안 우리의 침략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현실을 왜곡하는) 장밋빛 안경을 벗고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라”라며 “러시아군은 하루아침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파괴했고, 슬픔과 파멸을 가져왔다”고 했다.

해안방위 126사단 소속 이고르 루덴코는 “항복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며 “러시아군은 이미 패배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을 향해 “만약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명예가 남아 있다면 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시신을 수습하지도 않고, 그냥 무덤에 던져질 뿐이다. 그러니 군대를 철수시켜라”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화상 연설에서 “일부 러시아 부대는 80%~90%의 전력을 잃는 등 전례 없는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에서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아무도 그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며 “반면 우크라이나인들은 다양한 지역과 조건에서 수십년 간 전쟁을 벌여온 (러시아) 군대보다 더 전문적으로 싸울 수 있음을 입증했다. 우리는 지혜와 용기로 (러시아군의) 수많은 장비와 인원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