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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하고 싶은 건’ 질문에 기자들 빵 터트린 황대헌 대답은

최만섭 2022. 2. 10. 04:45

‘지금 가장하고 싶은 건’ 질문에 기자들 빵 터트린 황대헌 대답은

입력 2022.02.09 23:37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황대헌이 주먹을 쥐고 있다. /뉴시스

쇼트트랙 황대헌(23·강원도청)이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09초21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대한민국 선수 중 베이징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안겼다. 다음은 경기 후 일문일답.

요즘 쇼트트랙 심판 판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번과 이번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1000m 때도 정말 깔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실격해서)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 오늘이 깔끔한 경기 중 가장 깔끔한 경기로 전략 세웠다.”

금메달 따고 무슨 생각했나.

“머리 속이 하얘졌다. 노력했던 것들, 운동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 그 다음으로는 저를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들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사실 이 태극마크,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무겁고 또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자리다. 이런 안좋은 상황 속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높은 자리에 앉아서 영광이다. 국민들이 든든하고 따뜻해서 너무 힘이 됐다. 앞으로도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판정에 대해서 내내 괜찮다고 했다. 솔직한 마음은 어땠나.

“사람이니까 사실 안 괜찮았다. 그런데 사람이 또 ‘괜찮다’ ‘괜찮다’ 하면 괜찮아 지잖나. 그때 말한것처럼 또 정말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저는 계속 벽을 두드렸고, 정말 이렇게 또 절실하게 벽을 두드려서 안될 건 없다고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남은 경기도 또 다른 벽이라고 생각하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또 두드릴 것이다.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첫 경기 이기고 중국 관중석 쪽을 쳐다보더라. 의도한 것인가.

“의도라고 해야 재밌는 건가? (웃음) 의도한 거 아니니깐, 정말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된다. 그건 쿨하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하고, 판정은 심판의 몫이니깐. 아까 말한 것 처럼 깨끗했지만, 깨끗하지 못한 경기였으니까 그때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깔끔한 경기 중 가장 깔끔한 경기로 뛰자는 전략이 통했던 거 같다.”

그 전략이 뭔가?

“아무도 저에게 손을 못대는 것. 깔끔한 레이스 중 제일 깔끔한 레이스로 전략을 짰다.”

그 전략이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나.

“힘들다. 정말 힘들었는데, 한바퀴 지날 때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계속 생각했다.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 많아서, 그래서 조금씩 힘을 냈다”

어떤 응원이 제일 기억에 남나.

“너무 많다. 동생 말 듣고 한번 봤는데, 정말 따뜻한 말이 많더라. 너무 따뜻했다.”

 

SNS에 마이클조던 명언 올렸다. 굳이 왜 마이클조던이었나.

“사람이 노력한 만큼 의도치 않게 벽에 부딪치면 또 자신감들을 잃는다. 뒤돌아서서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들기면 활짝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 있지만, 나는 제 갈길을 가겠다. 이런 느낌으로 올린 것 같다.”

한국 선수들끼리 부둥켜 안았는데, 그때 무슨 이야기 했나.

“축하한다, 수고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대표팀 되기가 정말 힘들다. 이렇게 좋은 동료들 없었으면 진짜 이런 좋은 성적도 없었고, 훈련을 같이 못했으면 내가 이 자리에 못 있었을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함께 메달 딴거라 생각한다.”

박장혁과 런쯔웨이 경기 끝나고 런쯔웨이가 손가락질 했다.

“모르겠다. (박장혁은 런쯔웨이한테 본인 경기를 돌아보라고 했다) 그럼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오늘 한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같이 뛰었는데.

“이런 꿈의 무대는 압박이 많이 심하다. 심한데, 저는 그것보다 깔끔한 경기 중 제일 깔끔한 경기를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거 같다. 앞으로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건.

“치킨 먹고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제가 BBQ 치킨을 엄청 좋아한다. (취재진에서 야유가 나왔다. 대한빙상연맹회장은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이다) 진짜 ‘뻥’ 아니다. 저 여기 오기 전에 BBQ 먹고 왔다. 닭다리 진짜 좋아하고, 회장님한테 농담으로 ‘회사 의자 하나는 제가 했다’고 한다.”

결승에 중국 선수 없어서 편파 판정 부담은 덜었나.

“중국 선수들이 없다고 해서 압박감이 없다기 보다는, 이제는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됐다. 이제 전부 다 견제를 해야 하는 선수들이라서, 중국 선수들이 없다고 해서 부담없고 그런건 없었다. 모두 저와 동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실수를 안하고, 전략과 수싸움인 것 같다.”

남은 쇼트트랙에 응원 한마디

“안좋은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제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게 돼서 그걸 보고 선수들이 힘을 내서 한다면…. 부담 주는 건 아니지만(웃음) 정말 노력했던 걸 다 보여줬으면 좋겠다. 결과가 어떻든 다 보여준다면 결과는 또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 쇼트트랙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대표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