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단죄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한명숙 구하려 6000쪽 기록 봤건만...코너에 몰린 박범계

최만섭 2021. 3. 22. 05:08

한명숙 구하려 6000쪽 기록 봤건만...코너에 몰린 박범계

6000쪽 한명숙 수사기록 검토 사진 올려
대검 ‘위증교사 불기소' 최종 보고
일부 친정권 검사들마저 이탈

김아사 기자

이민석 기자

입력 2021.03.21 18:33 | 수정 2021.03.21 18:33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한명숙 사건 위증 교사 의혹' 수사 기록 서류를 검토하는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19일 대검 간부회의가 압도적 다수로 해당 의혹에 대해 ‘불기소' 표결을 하고 20일 대검이 법무부에 불기소 방침을 보고하면서, ‘재심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박범계 법무장관 페이스북

대검은 20일 ‘한명숙 사건’ 수사팀의 ‘재소자 위증교사 의혹’을 불기소 처분하겠다고 법무부에 보고했다. 19일 이 사안을 재심의한 대검 부장회의가 표결 끝에 불기소 결론을 도출한 데 따른 것이다.

헌정 사상 다섯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대검의 무혐의 처분을 재심의하라’고 지시했던 박범계 법무장관은 21일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박범계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불기소 10명, 기소 2명, 기권 2명’ 등 당초 예상과 달리 친정권 성향 검사장들도 이탈한 대검 부장회의 표결 결과도 한몫했다.

 

◇커지는 ‘박범계 책임론’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다음 날인 지난 18일 자신의 집무실 책상 위에 6000여쪽에 이른다는 ‘위증교사 의혹’ 수사 기록을 쌓아놓고 직접 검토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장관은 판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자신의 지휘권 발동이 ‘한명숙 구하기’ 등 정치적 목적이 아닌 법률가로서의 판단에 따른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는 대검 부장회의에 참석하게 될 검찰 간부들에 대한 ‘압박’으로도 해석됐다. 검찰 관계자는 “인사권자인 법무장관이 그런 사진을 올린 것은 ‘여권의 기류를 고려하라’는 의미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그럼에도 대검 부장회의는 여권의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됐다고 한다. 그날 오전 요약된 수사 기록 검토가 끝났을 무렵부터 일찌감치 ‘불기소’로 굳혔다는 검사장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질의응답 때도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의 ‘기소’ 주장보다는, 2010년 ‘한명숙 수사팀원’이었던 엄희준 창원지검 부장의 반박에 고개를 끄덕이는 참석자가 더 많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회의 끝 무렵 임 연구관에게 엄희준 부장과 질의응답 시간을 줬는데 임 연구관이 거절한 걸로 안다”고도 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 전 총리가 2015년 8월 24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던 중 눈가를 어루만지고 있다./조선일보DB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범계 장관은 지휘권 발동 사태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기죄로 징역 21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재소자 진술만을 근거로 온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든 것”이라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유죄로 확정된 뇌물 사건의 뒤집기를 위해 ‘직권 남용’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으니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박 장관을 겨냥해 “그릇된 판단으로 국민과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든 이들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김예령 대변인)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심한 제 식구 감싸기”라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날 “검찰의 한심한 결론이자,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가 확인된 것”이라고 했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검찰 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朴, ‘불기소’ 수용하고 ‘감찰’로 압박?

법조계에선 “박 장관이 대검의 ‘불기소’ 보고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 17일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을 통해 ‘대검 부장회의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물론, 대검 부장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일 저녁 기자들에게 “결과가 나온 다음 봐야 할 문제다. 과정이 어땠는지도 알아봐야 한다”는 말도 했다. 법무부 안팎에서는 “기소를 주장했던 한동수 부장과 임은정 연구관에게 충분한 의견 표명 기회를 줬고 회의 참석자들이 ‘기명 투표’를 결정한 만큼 절차를 문제 삼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불기소’를 수용하되 ‘합동 감찰’ 카드로 지휘권 발동의 명분을 보충하고 ‘한명숙 구하기’의 불씨를 살리려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박 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이나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등을 확인했다”며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부적절한 수사 절차와 관행에 대해 특별 점검하라”고 지시했었다.

 

하지만 향후 감찰로 ‘한명숙 수사팀’이 2010~2011년 재소자를 정보원으로 부적절하게 활용했던 게 드러나더라도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나 징계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감찰 결과에 따라 구두 경고나 징계 등 상징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아사 기자

 

 

 

이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