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24 03:04
오늘은 서해 수호의 날, NLL 지키는 국산 미사일 고속함
최근 K-9과 T-50 등 수출대상국 상황에 맞는 맞춤형 수출전략 큰 성과
방산 수출은 정부통제형에서 기업자율형으로… 파괴적 혁신 절실
전략적 부품 국산화와 중소기업 육성도 강화해야
지난 2일 방위사업청과 코트라(KOTRA)는 유시 니니스퇴 핀란드 국방장관과 K-9 자주포의 정부 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48문 1915억원 규모였다. K-9 자주포 수출은 2001년 터키, 2014년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다. 핀란드 인접국인 에스토니아도 K-9 12문을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노르웨이도 24문의 K-9 자주포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인도도 K-9 100문 도입을 최종 확정하는 단계에 있고, 노르웨이·호주·이집트 등에 대한 수출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K-9은 제1의 방산 수출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맞춤형 방산 수출 전략의 성과
K-9뿐 아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이라크 등에 수출된 T-50 초음속 훈련기는 한국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대박' 수출도 추진 중이다. 17조원 규모의 미 차기 고등훈련기 APT(Advanced Pilot Training·일명 T-X) 사업에 유력한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APT 사업은 350대의 신형 고등훈련기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미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당초 참여할 예정이었던 미국 업체 노스롭 그루먼이 최근 입찰을 포기했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미국 업체 레이시온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2파전으로 압축됐다. KAI는 가상 적기, 해군 등 후속 물량 1000대와 제3국 추가 수출 물량 1000대 등을 감안할 때 산업 파급 효과는 70조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35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록히드마틴은 미 공군의 요구에 맞춰 대화면 시현기(LAD)와 공중 급유 장치 등을 갖춘 T-50A 시제기를 제작해 미 현지에서 시험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유도무기 전문 업체인 LIG넥스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미 및 아시아 국가에 대함·대공 미사일을 수출한 데 이어 중동·중남미·아시아를 수출 전략 시장으로 설정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과거 총·포탄 등 단순 저가(低價) 방산 제품을 수출하던 데서 벗어나 항공기·미사일·자주포 등 고부가가치 정밀 무기를 수출하는 형태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다.
방산 수출 성공에는 수출 대상국의 상황과 요구에 따른 맞춤형 수출 전략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한화테크윈에서 만들고 있는 K-9은 이번에 계약을 맺은 핀란드의 경우 예산이 부족해 새 자주포의 절반 가격으로 중고 K-9을 정비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고 K-9의 수출은 처음이다. 우리 육군에서 사용한 지 12년이 지나 전면 정비를 해야 하는 자주포를 핀란드에 수출하고, 육군에는 신형 자주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핀란드와 우리 육군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윈-윈'(Win-Win) 모델을 만든 것이다. 폴란드(120문)에는 차체만 수출되고 있다. 방산 강국인 폴란드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중국에 맞서는 군사 강국인 인도에는 현지 방산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K-9뿐 아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이라크 등에 수출된 T-50 초음속 훈련기는 한국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대박' 수출도 추진 중이다. 17조원 규모의 미 차기 고등훈련기 APT(Advanced Pilot Training·일명 T-X) 사업에 유력한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APT 사업은 350대의 신형 고등훈련기를 도입하는 사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미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당초 참여할 예정이었던 미국 업체 노스롭 그루먼이 최근 입찰을 포기했고,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미국 업체 레이시온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2파전으로 압축됐다. KAI는 가상 적기, 해군 등 후속 물량 1000대와 제3국 추가 수출 물량 1000대 등을 감안할 때 산업 파급 효과는 70조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35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록히드마틴은 미 공군의 요구에 맞춰 대화면 시현기(LAD)와 공중 급유 장치 등을 갖춘 T-50A 시제기를 제작해 미 현지에서 시험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유도무기 전문 업체인 LIG넥스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미 및 아시아 국가에 대함·대공 미사일을 수출한 데 이어 중동·중남미·아시아를 수출 전략 시장으로 설정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과거 총·포탄 등 단순 저가(低價) 방산 제품을 수출하던 데서 벗어나 항공기·미사일·자주포 등 고부가가치 정밀 무기를 수출하는 형태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이다.
방산 수출 성공에는 수출 대상국의 상황과 요구에 따른 맞춤형 수출 전략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한화테크윈에서 만들고 있는 K-9은 이번에 계약을 맺은 핀란드의 경우 예산이 부족해 새 자주포의 절반 가격으로 중고 K-9을 정비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고 K-9의 수출은 처음이다. 우리 육군에서 사용한 지 12년이 지나 전면 정비를 해야 하는 자주포를 핀란드에 수출하고, 육군에는 신형 자주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핀란드와 우리 육군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윈-윈'(Win-Win) 모델을 만든 것이다. 폴란드(120문)에는 차체만 수출되고 있다. 방산 강국인 폴란드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중국에 맞서는 군사 강국인 인도에는 현지 방산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환기 맞은 한국 방산의 과제
하이테크 방산 무기들의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방산 수출은 지난 2014년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0년엔 11억8800만달러였지만 2011년엔 23억8200만달러로 2배가량 늘었다. 2013년엔 34억1600만달러로 처음으로 30억달러선을 넘었고, 2014년엔 36억1200만달러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엔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4억9000만달러로 줄어든 뒤 지난해엔 25억4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주요 선진국들의 국방비와 방산 매출 감소,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강국의 적극적인 방산 수출 추진으로 국제 방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것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수년간 방위사업 및 방산 비리 수사로 방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방산업계와 방위사업 종사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일부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우리나라 방산이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군 수요를 중심으로 한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방산 수출이 본격적인 양적·질적 성장을 할 수 있느냐 큰 고비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 무기, 드론(무인기), AI,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물결도 우리 방산업계엔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의 기회다.
전문가들은 방산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오는 5월 출범할 차기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적극적인 방산 수출 지원 등 방산 정책을 이끌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 방산 패러다임은 내수 위주로 돼 있는데 이는 수출 시대에는 부적합하며 과도한 규제와 간섭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형 방산 패러다임'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우석 한국방산학회장은 "정부는 간섭을 최소화하고 수출 지원 기능에 충실하며 업체는 기술 개발, 원가 절감, 품질 관리 등 경쟁력의 핵심 기능 확보에 전력투구해 정부 통제형 패러다임을 기업 자율형 패러다임으로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와대에 방산 비서관을 신설해 새 방산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산 국제 경쟁력 강화와 수출 지원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전략적 부품 국산화 지원을 통해 부품 분야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방산의 토대인 중소기업 육성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민간의 참여와 역할을 확대하는 민·군 협력 강화도 중요하다. 최저가 입찰제 등 기존 제도 개선을 통해 방위산업 여건을 강화하고 해외 방산 전시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늘려야 한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방산 비리 소지를 없애 무기 도입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책 연구 기관의 한 전문가는 "최근 문제가 된 것은 대부분 해외 무기 도입 사업인데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 제도적인 측면, 관계자들의 윤리 의식 강화 등 운영 측면, 적정 원가 보상 등 사업 수행 환경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고민해 문제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테크 방산 무기들의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방산 수출은 지난 2014년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0년엔 11억8800만달러였지만 2011년엔 23억8200만달러로 2배가량 늘었다. 2013년엔 34억1600만달러로 처음으로 30억달러선을 넘었고, 2014년엔 36억1200만달러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엔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4억9000만달러로 줄어든 뒤 지난해엔 25억48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주요 선진국들의 국방비와 방산 매출 감소,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강국의 적극적인 방산 수출 추진으로 국제 방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것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수년간 방위사업 및 방산 비리 수사로 방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방산업계와 방위사업 종사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일부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선 우리나라 방산이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군 수요를 중심으로 한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방산 수출이 본격적인 양적·질적 성장을 할 수 있느냐 큰 고비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 무기, 드론(무인기), AI,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물결도 우리 방산업계엔 위기이자 새로운 도전의 기회다.
전문가들은 방산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오는 5월 출범할 차기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적극적인 방산 수출 지원 등 방산 정책을 이끌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 방산 패러다임은 내수 위주로 돼 있는데 이는 수출 시대에는 부적합하며 과도한 규제와 간섭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형 방산 패러다임'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우석 한국방산학회장은 "정부는 간섭을 최소화하고 수출 지원 기능에 충실하며 업체는 기술 개발, 원가 절감, 품질 관리 등 경쟁력의 핵심 기능 확보에 전력투구해 정부 통제형 패러다임을 기업 자율형 패러다임으로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청와대에 방산 비서관을 신설해 새 방산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방산 국제 경쟁력 강화와 수출 지원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도 필요하다. 전략적 부품 국산화 지원을 통해 부품 분야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방산의 토대인 중소기업 육성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민간의 참여와 역할을 확대하는 민·군 협력 강화도 중요하다. 최저가 입찰제 등 기존 제도 개선을 통해 방위산업 여건을 강화하고 해외 방산 전시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늘려야 한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방산 비리 소지를 없애 무기 도입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책 연구 기관의 한 전문가는 "최근 문제가 된 것은 대부분 해외 무기 도입 사업인데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 제도적인 측면, 관계자들의 윤리 의식 강화 등 운영 측면, 적정 원가 보상 등 사업 수행 환경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고민해 문제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