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김정은은 한번 술을 마시면 자제를 못 한다고 북한 해외 공관원이 증언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각종 스트레스를 술로 푼다는 첩보가 있다"며 "폭음과 폭식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김정은은 1m70㎝ 키에 체중이 130㎏에 이르기 때문에 30대 초반 나이에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소식통은 "김정은은 지난 2014년 9월에도 다리 통풍 때문에 46일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날 "김정은은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최근 들어 행사 일자와 장소를 갑자기 바꾸고,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 처리 장비를 해외에서 구입해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의 동선(動線)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미 연합군이 김정은 '참수 작전'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정은은 구체적 내용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북한 정보기관은 한·미 양국 군이 공격 목표로 선정한 북한 내 시설과 미군 전략폭격기의 파괴력, 김정은 참수 작전을 수행할 특수부대 규모를 파악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고 한다. 미군은 지난달 말 북한 5차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며 대북 무력시위를 했다. 당시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출발한 B-1B는 미사일·정밀유도폭탄 등으로 무장한 채 DMZ(비무장지대)에서 30여㎞ 떨어진 경기도 포천 미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상공을 거쳐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도착했다. 이 중 1대는 오산 기지에 착륙했다. 미 전략폭격기가 DMZ 가까이 비행한 데 이어 오산 기지에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국정원은 이날 김정은 외 '김씨 일가'의 동향도 보고했다.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김정철은 술에 취하면 헛것을 보고, 호텔 방 안에서 술병을 깨며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철은 친동생인 김정은에게 제구실을 못하는 자신을 보살펴주는 데 대해 크나큰 사랑을 베풀었다는 취지의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철은 마식령 스키장에 다녀온 뒤 "김정은 배려로 마식령 스키장에 간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워 감기도 잊었다'는 뜻을 전했다"고 국정원은 말했다. 대북 소식통은 "권력에 관한 한 김정은은 같은 어머니(고영희)에게서 태어난 친형 김정철에게도 냉정하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정철이 김경희(고모)를 가끔 만나 안부를 묻기도 한다"고 했다.
김정은 친여동생인 김여정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간부들을 사소한 실수로도 수시 처벌하는 등 권력 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김여정이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남한 국회 격) 이후 공개 활동이 없어 신병을 치료받고 있거나,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김여정이 당 핵심 기구인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맡으면서 간부들이 줄줄이 '혁명화 교육'으로 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