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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락 탈환 반복하며 수년간 교전? 우크라 전쟁 5가지 시나리오

최만섭 2022. 3. 5. 09:55

함락 탈환 반복하며 수년간 교전? 우크라 전쟁 5가지 시나리오

[푸틴,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戰 어떻게 끝날까… BBC의 5가지 시나리오

입력 2022.03.05 03: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기습 침공이 10일째(5일 기준)로 접어든 가운데 향후 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러시아가 개전 1~2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점령하는 등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예상 밖 분전으로 기존의 전략과 시나리오를 모두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검문소에서 국토방위군 대원이 도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전문가들이 거론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러시아군의 총공세를 이기지 못한 우크라이나가 한순간 무너지며 단기간에 전쟁이 러시아 승리로 끝나는 것이다. BBC는 4일 (현지 시각) “지금까지 제한적 역할에 그친 러시아 공군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투입돼 대대적 공습을 퍼붓는다면 키이우가 수일 안에 함락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에는 친러 괴뢰 정권이 수립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붙잡혀 처형될 수 있다. 살아남아 접경 지역이나 국외로 피신해 임시 정부를 수립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와 같은 러시아 의존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BBC는 “러시아군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싸워줘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친러 괴뢰 정권이 수립되더라도 반군이 결성돼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전쟁의 장기화다. 낮은 사기와 보급 문제에 발목이 잡힌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주요 도시를 포위한 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수년간 교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일부 도시를 잠시 점령해도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함락과 탈환이 반복된다. 약 20만 병력으로는 광활한 우크라이나 영토 전역을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서구의 무기·군사비 지원이 계속되면 설령 키이우가 함락된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잘 조직된 반군이 러시아를 끝까지 괴롭힐 수 있다”며 “결국 전쟁 재원과 의지가 고갈된 러시아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접고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전쟁이 수년을 끌면 러시아에 새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새 정권은 지난 198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에서도 철수를 감행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교적 해법을 통한 종전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BBC는 “전쟁이 길어져 러시아의 출혈이 커질수록 국내 반전 여론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며 “여기에 중국까지 개입해 외교적 해결을 촉구한다면 더 이상의 출혈을 감당할 수 없는 양국이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애틀랜틱카운슬도 “중국이 푸틴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느냐 약화하느냐에 따라 러시아 내 푸틴의 지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벗어나 주변국으로 확대하고, 전 유럽이 전화에 휩싸이는 것이다. 이런 확전을 촉발할 수 있는 상황으로 세 가지 정도가 거론된다. 첫째,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구소련 연방국이자 비(非)나토 회원국인 몰도바나 조지아에도 무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둘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구의 무기 지원을 적대 행위로 규정,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위협하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 중간에 있는 리투아니아가 일차 목표가 될 수 있다. 셋째, 단순 착오나 판단 실수로 확전이 시작될 수 있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간 상호 방위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회원국 하나를 쉽게 점령 또는 공격할 수 있다고 오판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전체 나토 회원국이 전쟁에 참전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BBC는 “(극단적 상황에 처한) 푸틴이 자신의 집권 유지를 위해 이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자칫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푸틴이 러시아 권좌에서 축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러시아군 사망자가 수천 명에 달하고 경제 제재의 여파가 러시아 경제를 흔들기 시작하면 푸틴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제사회가 푸틴의 측근들을 겨냥해 고강도 경제 제재를 계속하고, 유럽 등에 축적돼 있는 이들의 재산을 추적·압류하면서 엘리트들도 푸틴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푸틴에 맞설 새 정치 세력이 등장하고, 서방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일부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패를 던진다면 민중 봉기나 쿠데타가 일어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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