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노조

레미콘 기사들, 양대 노총 등에 업고 물리력 행사

최만섭 2021. 5. 10. 05:15

레미콘 기사들, 양대 노총 등에 업고 물리력 행사

조성호 기자

입력 2021.05.10 04:08 | 수정 2021.05.10 04:08

 

 

 

 

 

레미콘 업체들이 레미콘 트럭 기사들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것은 레미콘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건설 공정 전체가 멈춰 서기 때문이다. 레미콘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기사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레미콘을 실어가는 자리나 건설 현장에 트럭을 세워두는 식으로 물리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도 레미콘 트럭 기사들 간 갈등으로 인해 레미콘 공정이 열흘 가까이 차질을 빚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업 하나 마치는 데 필요한 레미콘양의 90%를 공급해주고 작업을 멈춰버리면 먼저 타설한 레미콘이 굳어버려 모든 작업을 새로 해야 한다”면서 “이런 점을 이용해 압박에 나서면 업체들은 견디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레미콘 트럭 기사들은 회사에 고용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다. 하지만 산별노조를 만들어 레미콘 업체들과 협상에 나선다. 2015년 8·5제(8시 출근, 5시 퇴근) 도입, 올해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노조의 성과다. 이들은 노조 전임자의 활동비, 퇴직금, 유급휴가, 경조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특히 레미콘 트럭 기사 노조는 정년 폐지를 관철시켜, 트럭 운전기사의 41.3%가 60대이고 70대도 4.8%나 된다.

레미콘 업계는 지금처럼 새로운 차량 등록이 제한되면 문을 닫는 레미콘 업체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레미콘 지역조합 이사장은 “2기 신도시니 3기 신도시니 건설 경기가 살아나도 아무 소용이 없다”며 “레미콘 운반을 못 하면 레미콘 업체는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가 타격을 받으면,건설업계도 공기 지연이나 건축비 증가 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