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작은 건 참아도, 큰 건 참지말자

최만섭 2021. 3. 18. 05:38

작은 건 참아도, 큰 건 참지말자

[헬스 에디터의 건강 노트] 대변과 소변의 타이밍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03.17 20:02 | 수정 2021.03.17 20:02

 

 

 

 

 

어떤 이는 소변을 참지 말라 하고, 다른 이는 대변을 참지 말라 말한다. 인간 삶과 건강에 중차대한 배출 행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참에 대변과 소변 타이밍을 정리해본다.

먼저 작은 거, 소변. 남자는 나이 들수록 화장실 들락거리는 횟수가 늘어난다. 방광과 요도 사이에 자리 잡은 전립선이 커지면서 오줌줄을 눌러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못하는 탓도 있거니와, 노화로 방광의 탄력성은 줄고 민감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개 50줄 들어서면 정도 차이가 있지만 과민성 방광 상태가 된다. 소변이 자주 마렵기 마련이다. 그 상태서 소변을 봤더니 100cc만 나왔다고 하자. 그러면 뇌는 “이 사람은 이 정도 양에서 소변을 참지 못하고 보는구나” 하고 인식한다. 방광에 오줌이 100cc만 담겨도 소변 누라는 신호를 뇌가 보낸다. 따라서 방광에 소변이 넉넉히 찰 때까지 참아야 한다. 방광 예민성이 심한 사람은 화장실 없는 고속버스 여행을 못 할 정도다.

일단 요의를 느끼면 참기가 쉽지 않다. 자칫 지릴 수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눈물만은 아니지 않은가. 소변이 마려워 싸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항문 괄약근을 지그시 조여 보라. 방광 출구와 항문 괄약근을 담당하는 신경은 서로 연결되어 항문과 회음부를 조이면 방광 출구가 오므라들면서 요의가 사라진다.

 

언제든 화장실로 달려갈 수 있는 환경과 상황에서 항문 조이기로 요의를 이겨내면 방광에 고이는 소변량이 늘어난다. 그러면 화장실 가는 횟수도 줄고 한 번에 나오는 소변량도 흐뭇한 수준이 된다. 물론 이 방법은 요로결석이나 신장 질환 등이 없을 때 적용해야 한다.

 

반면 대변은 참지 말아야 한다. ‘똥은 참으면 약’이라는 옛말은 틀린다. 변의가 왔을 때 참으면,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갈 태세로 항문까지 접근했던 대변은 뒤로 물러나게 된다. 그러면 직장 내 압력이 높아져 항문 주변 혈관이 부푸는 치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장서 대기 중인 대변은 수분이 증발해 딱딱해진다. 연동 탄력이 떨어져 변비 원인이 된다. 대변 숙성 기간이 길면 대장이 대변 속 퇴적물에 닿는 시간이 길어져 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배변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식으로, 소변은 마른 저수지에 물 쟁여 놓는 식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