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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

[기고] 가장 안전한 신고리 5·6호기부터 폐쇄한다고?

by 최만섭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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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장 안전한 신고리 5·6호기부터 폐쇄한다고?

  • 이병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형 원전 개발책임자

입력 : 2017.08.09 03:14

공사 중단한다는 신고리 5·6호기… 최신 기술 적용해 안전성 최고
세금 5조원 날리고 기술 유출… 가짜 지식으로 정책 결정하나

이병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형 원전 개발책임자
이병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형 원전 개발책임자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을 선언했다. 원전은 불안전해서 사고가 날 수 있고 사고가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아예 원전을 안 짓겠다는 것이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의 고민은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탈원전 정책의 시작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시키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원전 안전성 향상은 물론 탈원전 정책에도 도움이 안 되는 백해무익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우선 원전 안전성 문제를 보자. 신고리 5·6호기는 한국에 있는 원전 29기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안전성에 관한 한 세계에서 몇 개 안 되는 완벽에 가까운 원전이다. 가장 최근 건설하는 원전이다 보니 최신 기술로 설계했고 얼마 전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문제점도 철저히 보완했다. 원전 안전성 때문에 취한다는 공사 중단이 사실은 안전을 저해하는 조치인 셈이다. 또 29개 원전 중 두 개를 줄이는 것이 안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꼭 그래야 하겠다면 지은 지 30년이 넘은 월성 1호기와 고리 2호기를 폐쇄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은 탈원전 정책에도 도움이 안 된다. 탈원전을 하려면 원전을 계속 줄여나가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는 전기의 안정 공급을 위해 원전의 설계 수명 40년은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 5년 동안 폐쇄할 수 있는 원전은 하나도 없다. 가장 오래된 월성 1호기는 2022년11월 20일, 그다음으로 오래된 고리 2호기는 2023년 8월 9일이 40년이 되는 날인데 현 정부의 임기는 그전인 2022년 5월 끝난다. 혹시 다음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계승할지 모르나 그것도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우리가 경험한 두 번의 진보 정권인 김대중·노무현 정부 모두 원전을 4기씩이나 짓기로 결정했다.
8일 오후 울산시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신고리 5·6호기 건설 촉구 전국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울산시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은 아까운 원전 하나를 그냥 없애버리고 마는 해프닝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 해프닝은 매우 비싼 희생을 가져온다. 세금 약 4조~5조원을 날릴 뿐 아니라 원전 설계 기술진의 동요와 해외 유출에 의한 기술력 와해, 원자력 분야 연구 침체, 또 이로 인한 국내 원전 고장과 사고 대비 체제의 붕괴, 물이 오른 원전 수출의 종말, 세계 최강 원자력국의 지위 상실, 500여개 중소기업의 타격과 수만개의 일자리 소멸 등 참으로 많은 것을 빼앗아갈 것이다.

탈원전 정책은 한 정부가 임기 5년 안에 완성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이나 스위스는 20~30년 동안 국민투표만도 몇 번씩 하면서 번복을 거듭하였고, 친(親)원전을 선언한 미국도 30년간이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두 번의 끔찍한 원자탄 피폭과 원전 사고를 경험한 일본이 다시 원전을 짓기로 방향을 트는 데는 얼마나 쓰라린 고통을 겪었을까 상상할 수 있다. 정부가 진정 탈원전을 원한다면 원전부터 없앨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대체에너지 발전소를 추진해서 거기서 나오는 전기만큼 원전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시작해야 한다. 대체에너지 발전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국민이 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탈원전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이러한 성급한 탈원전 정책이 잘못된 공학 지식 때문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번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지진에 의한 원전 사고의 참상 때문에 탈원전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데 소스라치게 놀랐
다. 전 세계적으로 지진 때문에 원전 사고가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지진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원전의 일반 건물이 손상될 수는 있어도 원전 사고는 일어날 수가 없다. 정부가 틀린 지식을 바탕으로 국가의 생존과 미래가 달린 원자력 정책을 결정한 것이 아닌지, 어느 전문가가 대통령에게 이런 가짜 지식을 전달했는지 알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8/20170808031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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