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공짜로 기술 배워 학위 따고 취업까지… '一石三鳥'

최만섭 2016. 2. 5. 10:42

공짜로 기술 배워 학위 따고 취업까지… '一石三鳥'

입력 : 2016.02.05 03:10 | 수정 : 2016.02.05 03:40

[대한商議 교육생 3250명 모집]

철저한 현장 중시 기술 교육… 현장 적응력 높여 입사 시 도움
2014년까지 수료생 1만4099명, 90%인 1만2631명 취업 성공… 非이공계생 입학 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인 미혼모 장모(31)씨는 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에 2013년 광주인력개발원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하지 않아도 학점은행제를 통해 전문 학사를 취득할 수 있고 국비로 교육 훈련을 받으면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은 점이 좋아 보였다.

장씨는 정규 수업이 끝난 뒤 돌도 안 지난 아기를 업고 다시 실습실로 돌아와 밤늦은 시간까지 기술을 닦았다. 2년 교육 기간에 지역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기계설계 경연 대회에서 입상했고 기계설계산업기사 등을 포함한 자격증도 18개나 취득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14년 11월 지역 중소기업에 정직원으로 입사했다. 장씨는 "앞으로 5년 안에 기계 분야 최고의 기능장 자격증과 기계공학사 학위도 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부산·인천·광주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력개발원이 전문 기술 인력 양성을 통한 취업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력개발원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전문 숙련 기술 인력을 1만4099명 양성했고, 이 가운데 1만2631명이 일자리 찾기에 성공했다. 누적 평균 취업률은 약 90%다.

수료자 5년간 두 배 가까이로 늘어

2010년에서 1861명이었던 수료자는 2014년 두 배 가까운 3710명으로 늘있다. 특히 좋은 조건으로 전문 기술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비(非)이공계 전공자가 전문 기술 습득을 위해 인력개발원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도권 모대학 행정학과를 중퇴한 뒤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인력개발원에 입학한 권모(36)씨도 이런 경우다. 그는 30세가 되던 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인천인력개발원 전기시스템제어과정에 입학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인천인력개발원 교육생들이 실습실에서 금형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인천인력개발원 교육생들이 실습실에서 금형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처음 인력개발원 입학을 결심했을 때만 해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엔 나이가 많은 데다가 인문계 출신이 기술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그는 2년 동안 인력개발원에서 기술을 배우면서 전문 학사 학위는 물론 전기산업기사 등 3개 산업기사와 승강기 기능사 등 기능사 자격증을 2개 취득했다. 인력개발원 수료 이후 공기업에 입사해 5년째 설계 분야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요즘 기업이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직 사원을 선호하고 있는데, 인력개발원에서 배운 현장 중시 기술이 입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력 수요 조사 후 취업 연계 교육 실시

인력개발원 교육생의 취업률이 높은 것은 교육과정 자체가 철저한 현장 맞춤형이기 때문이다. 전국 71개 지역에 퍼져 있는 상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한 뒤 취업과 연계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를 활용한 실습을 실시해 현장 적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대한상의는 이달 말까지 전국 8개 인력개발원에서 기계, 전기, 전자, 자동차, 정보통신, 가구, 용접 등 분야에서 기술 훈련을 받을 신입생 3250명을 모집한다. 교육 훈련 기간은 6개월~1년이며, 지원 대상은 만 15세 이상 미취업자이다. 입학생에게는 교육비 전액 무료, 기숙사·식비 무료, 교육 수당 월 20만원 지급, 국가 자격증 취득 지원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입학 지원은 대한상의 인력개발원 홈페이지(www.korchamhrd.net)에서 신청하면 된다.

조정호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장은 "8개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은 현장과 밀접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료생이 정규직 기술인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채용 절차 표준화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기업 맞춤형 전문 인력을 양성해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