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개혁

[사설] 새정치연합, 代案 없이 경제 법안 걷어차기만 할 건가

최만섭 2015. 12. 24. 16:46
  • [사설] 새정치연합, 代案 없이 경제 법안 걷어차기만 할 건가

입력 : 2015.12.24 03:22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23일 노동개혁 법안의 핵심인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해 "희대(稀代)의 악법으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대해서도 처리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여야가 합의한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해선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보장법과 기초연금법을 고쳐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면 정부가 제출한 경제 법안도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법안 바꿔먹기' 조건을 내걸었다.

이날 국회 상임위에서도 이 법안들에 대한 여야 협의는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에 대해 야당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 이후 새정치연합이 더 강경 투쟁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기간·파견 근로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제시된 고육지책이다. 비정규직 대다수도 찬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은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 '악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경제 위기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돕는 법안을 '재벌 봐주기'라고 비판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이 그동안 지적해온 독소(毒素) 조항들은 이미 법안에 반영돼 재벌 특혜 여지는 거의 사라졌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면 대안이라도 내놓고 논의하는 게 옳다.

새정치연합에선 이날 임내현 의원이 "낡은 진보를 청산하겠다"며 탈당했다. 앞으로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들까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새정치연합이 낡아빠진 이념의 틀에 묶여 경제 법안 처리에 반대만 하다가는 경제 문제 해결에 무관심한 정당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 감각이 워낙 나쁜 요즘이다. 지금 국민은 야당 탓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 자기가 만든 당을 떠난 안철수 의원보다 새정치연합에 더 실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