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與 “文국방정책 백지화”… 안보실 “北에 말 아닌 행동”

최만섭 2022. 6. 9. 04:52

與 “文국방정책 백지화”… 안보실 “北에 말 아닌 행동”

‘당·정·대’ 첫 안보회의… 대북기조 전면수정 시사

입력 2022.06.09 03:56
 
 
 
 
 
北도발 논의 위해 모인 ‘당·정·대’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북한 도발 관련 안보 점검’을 주제로 협의회를 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역대 정부에서 쓰던 ‘당·정·청’ 대신 ‘당·정·대’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남강호 기자

미사일 무더기 발사 등 최근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에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8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당·정·대 협의회를 열고 “도발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당·정·대는 이 자리에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 ‘국방개혁 2.0 완전 백지화’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 ‘정신 전력 강화’ 등의 안보 기조를 제시하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당·정·대 협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되는 등 북한 도발 수위가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더 이상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한미 동맹, 국제사회 공조를 바탕으로 도발에는 강력 대응하되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화는 지속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대북 기조”라고 했다. 국가안보실 신인호 2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실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틀 전 윤석열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은 이날 구체적인 ‘행동’ 계획으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를 내놨다. 3축 체계는 북한 핵·미사일 공격을 탐지했을 때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는 ‘킬체인(Kill Chain)’, 날아오는 북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북 지휘부를 초토화하는 ‘대량 응징 보복(KMPR)’ 전략을 담은 전력 증강 계획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3축 체계 명칭을 ‘전략적 타격 체계’로 바꿨는데, 이마저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되도록 언급하지 않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은 “북한의 핵을 우리가 머리에 이고 살아갈 순 없다. 3축 체계를 중심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대책을 임기 내에 강구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국방개혁 2.0′ 폐기를 요구했다. 국방개혁 2.0은 군 구조 개편과 첨단 전력 확보, 병 복무 기간 단축, 여군 비중 확대, 대체복무제 도입, 병사 휴대전화 사용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의 국방 개혁 방안이다. 한 총장은 “지난 5년간 추진한 국방개혁 2.0은 국방 소실 계획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을 완전히 백지화하고 새로운 형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한 총장은 이어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한·미·일 군사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재검토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방부에 ‘정신 전력 강화’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5년간 정신 전력 증강을 위한 국방부의 노력이 부족해 해이해졌다는 게 국방 전문가들의 평가”라며 “국방부도 그런 부분을 수용하고 지금 간부를 대상으로 정신 전력 강화에 착수했다. 사병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 전력 강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주적이 북한이라는 교육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18·2020년 출간한 국방 백서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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