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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딱 붙었다, 文·朴보다 더해" 李·尹 승패, 여기서 갈린다

최만섭 2022. 2. 26. 08:56

"지지율 딱 붙었다, 文·朴보다 더해" 李·尹 승패, 여기서 갈린다

중앙일보

입력 2022.02.26 05:00

업데이트 2022.02.26 06:5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두 사람 지지율이 다시 딱 붙었다. 박빙이었던 2012년 대선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대선 D-12인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한끝 차이’로 좁혀지자 민주당 중진 의원이 중앙일보에 한 말이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2월 22~24일)에서 이 후보는 지난 주보다 4%포인트 오른 38%를, 윤 후보는 지난 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37%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 후보는 오차범위 안인 1%포인트 앞섰다. 지난주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앞선 판세에서 변화가 있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사전투표일(3월 4~5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살얼음 판세의 승부를 가를 변수가 무엇일지가 주목받고 있다.

대선후보 지지율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백중세일수록 관심 집중되는 ‘스윙보터’ 표심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이 후보 지지는 40%, 윤 후보 지지는 34%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6%, ‘의견유보’ 응답자는 8%였다. 이 후보 캠프 위원장급 의원은 “표심을 못 정한 중도·무당층은 안 후보 지지자와 의견유보층을 합친 24~25%인데 이를 두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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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 측은 최근에 내건 ‘집권 6개월 내 선거제 개편, 1년 내 개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후보 캠프 인사는 “안 후보를 겨냥한 발표였지만 설령 그가 직접 반응하지 않더라도 안 후보 지지층이나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1일 열린 3차 토론횡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 앞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지나치고 있다. 이 후보는 '통합정부론'을 앞세워 안 후보에 구애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안 후보 지지층 포섭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 역시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중도층 재규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2월 22~24일)에서 정권교체론은 52.9%로 정권유지론 39.5%보다 높았다. 윤 후보 캠프의 재선 의원은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불씨를 살리는 노력을 하면 중도층이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는 현재의 기세로 윤 후보를 에워싸는 전략을, 윤 후보는 유리한 정치지형을 발판 삼아 포위를 타개하려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 등 안 후보의 향후 선택이 중도층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라는 점엔 전문가들 사이에 별 이견이 없다.

구설 오른 유시민·이준석…“중도는 ‘막말’을 싫어해”

선거 막판에 터져나올 수 있는 실언과 막말, 즉 설화(說禍)의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최근 언사가 거칠어진 건 이 후보 쪽이다. 진성준 공동상황실장은 지난 24일 유세현장에서 “술꾼 후보는 라마다로”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같은 날 MBC방송에서 “윤 후보는 (사법고시에서) 1000명 뽑을 때 9번 만에 합격했다.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일반 지능에 큰 차이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4일 MBC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좌충우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안 후보를 “속 좁은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 써놓고 가시나”라고 말해 안 후보 진영 뿐만 아니라 중도층 인사들로부터도 격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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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거친 말을 할수록 열세라는 이미지를 주는 데다 중도층의 이반도 있을 수 있다. 과한 네거티브와 겹쳐 ‘오만하다’라는 인상까지 줄 수 있어 입단속이 절실하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수에 투표율은 흔들리나

투표율도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에서 “꼭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87.4%이었다. 18대 대선 75.8%, 19대 대선 77.2% 투표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오미크론 폭증세로 일일 확진자가 16만5890명(25일 0시 기준)에 달하자 “선거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30만명 안팎에 달할 가능성이 커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다”(민주당 초선 의원)는 우려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10만명대를 넘어선 지난 18일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 서서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윤 후보 측에선 노년층 지지자의 투표율 저하를 우려한다. 윤 후보 캠프의 의원은 “감염 우려 때문에 노년층이 투표를 포기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 그래서 어르신들께 ‘사전투표를 꼭 하시라’며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인사도 “지지층이 많은 3040의 감염세가 빨라 우려스럽다. 이들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폴리컴의 박동원 대표는 “양 진영 지지층은 상대 후보 낙선을 위해 투표장에 나서는 ‘분노 투표’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마음을 못 정한 중도층, 20대의 경우 오미크론 여파에 따라 투표율이 흔들릴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양측의 지지호소와 투표 독려가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