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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인터뷰하자[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입력 2021-12-22 03:00수정 2021-12-22 03:05


“나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진학을 앞둔 청소년 고민을 인용한 것이 아니다. 30, 40대 직장인들 중에서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접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될까?”라는 질문을 연말쯤이면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직을 해야 할지, 창업을 해야 할지, 무엇인가 새로 배워야 할 것인지 등 고민을 한다. 이런 질문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공통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때가 인터뷰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와의 인터뷰 말이다. 좋은 인터뷰에는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 있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가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를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부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라 노트를 펴고 내가 나와의 인터뷰에서 물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를 적는 것이다.
이런 질문들을 끄집어내고,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은 쉽거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본 브래넉이 던지는 질문 “당신은 남은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혹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꿈이 있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고 나면 머리가 멍해지거나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하지만 질문을 피하게 되면 내 마음속 욕망을 이해하는 작업도 물 건너가게 된다. 이 질문들을 붙잡고 몇 개월에서 몇 년을 묻고 또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시장에서 몇 년 판매할 제품을 위해서도 수많은 인터뷰를 하는데,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내 삶을 위해 어떻게 한두 번의 인터뷰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물론 전문가의 상담이나 진단 도구 등을 활용하여 자신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깊이 있는 대화 없이 남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없다.
이번 달 ‘밑미’라는 커뮤니티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온라인 캘린더에 매일 오후 9시면 내게 중요한 질문을 저장해 놓아서 자연스럽게 매일 저녁 그 질문을 마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질문이 자동으로 떴는데, 나의 질문은 “왓 두유 원트(what do you want)?”이다. 하루하루 내가 원하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내 욕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나에게 던져야 하는 물음이 담긴 질문지, 그리고 물음과 마주하여 스스로 답변해 보는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답변하며 떠오른 생각들이 날아가지 않고 축적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될 수 있는 기록.
“고민도 많이 하고 노력하는데 잘 찾아지지 않아요….” 혹시 나는 외부 강연이나 책 등에서만 답을 구하려 하지 않았는지? 질문, 시간, 기록이라는 세 가지 도구를 갖고 나를 인터뷰해보자. 연말이다. 나를 위한 인터뷰 질문지 만들기에 딱 좋은 때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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