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가난하면 고금리, 부자는 저금리… 정의롭지 않다”
서울대 경제학부 찾아 이재명식 경제학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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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대 경제학부 금융 경제 세미나 초청 강연에서 ‘이재명식 경제학’ 강의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제는 과학이 아닌 정치”라면서 “가난한 사람이 이자를 많이 내고 부자는 원하는 만큼 저리(低利)로 장기간 빌릴 수 있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신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부당한 부담을 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공약 중 하나인 ‘기본 금융’을 설명하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가난하면 안 빌려주고, 빌려줘도 조금밖에 안 빌려준다. 이자를 엄청 높게 내야 하고 장기로 안 빌려준다”며 “금융의 신용은 국가 권력, 국민 주권으로 나오는 것인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빠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의 ‘기본 금융’ 공약은 누구나 소득·자산·신용도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부담하고, 적게 가진 사람이 적게 부담하는 게 당연한 얘기”라며 “이게 작동 안 하는 부분이 금융”이라고 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금융 대원칙에 역행하는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 원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저신용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국내 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도 함께 비판했다. 그는 “다른 나라 은행들은 코로나 시기에 영업 이익률이 줄었는데 한국의 은행들은 확 늘었다”며 “결국 정부 정책의 잘못이다. 공공적 기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가 코로나 극복 과정에 “(재정을) 쥐꼬리만큼 썼다”고 비판한 데 이어 연일 문재인 정부와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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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최근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시사한 데 대해서도 “국민 뜻이 중요하고 그때와 현재의 경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번 결정하면 후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벽창호 아니냐”고 했다. 공사 재개 가능성을 거듭 시사한 것이다. 탈원전 기조는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운용의 묘를 살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주택 청약 사각지대 간담회’에 참석했다. 여기서도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자신의 주택 공급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진보 정권은 수요를 통제하면 비정상적 집값 상승이 없을 것으로 봤는데 시장은 달리 봤다”면서 “주택 정책 방향은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 선대위에서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 이 후보는 8일에는 중소·벤처기업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정책 우선’ 전략은 이번 선거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일대일 인물 대결 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많다. 이 후보 선대위의 핵심 의원은 “정책 디테일로 들어가면 이 후보가 확실히 윤 후보에 비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가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정책적인 측면을 최대한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위에서는 “캠프는 뒤로 물리고 후보 간 인물 대결로 가야 승산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 “(제가) 진짜 존경하는 줄 알고, 표 얻으려고 존경하는 척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말이란 앞뒤 맥락이 있는 건데 맥락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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