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대표 송영길 “변화 위해 전진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5.03 00:02 수정 2021.05.0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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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4·7 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몰린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은 ‘친문(친문재인) 단결’보다 ‘쇄신’에 기울었다.
35.6% 득표, 홍영표에 0.59%P차
송 “언행일치 민주당 만들겠다”
부동산 정책 노선도 바뀔 가능성
당내 “친문 강경파와 충돌할 수도”
0.59%P차 승리…낮은 득표율 약점
송영길(사진) 민주당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경선 기간 쇄신과 변화를 외쳤던 그는 35.60%를 득표해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35.01%)을 0.59%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우원식 의원은 29.38%를 득표했다. 송영길 신임 대표는 임기 말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하며 집권여당의 차기 대선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게 됐다. 송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변화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재·보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았지만 아직 애정을 갖고 투표에 참여해 준 분들의 여망을 깊게 새기겠다”며 “민주당이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5명의 최고위원, 174명의 국회의원은 물론 전국 대의원들과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직접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강도 혁신도 예고했다. 그는 “지금은 승리를 위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다.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들 마음을 얻겠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원으로는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이 선출됐다. 초선 김용민 의원이 득표율 17.73%를 기록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이어 강병원(17.28%)·백혜련(17.21%)·김영배(13.46%)·전혜숙(12.32%) 의원 순이었다. 서삼석 의원(11.11%)과 황명선 논산시장(10.89%)은 탈락했다.
송영길 “당명 빼곤 다 바꾼다” 당·청관계 변화 예상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후보(가운데)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함께 경쟁했던 우원식(왼쪽)·홍영표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 신임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지금은 승리를 향한 변화를 위해 주저 없이 전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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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표 후보 누구도 전국 대의원투표(45%), 권리당원 투표(40%), 국민 여론조사(10%), 일반당원 여론조사(5%) 전 부문을 압도하지 못했을 만큼 초박빙 승부였다. 송영길 대표는 대의원 투표(34.97%), 일반당원 여론조사(40.38%)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위를 차지한 홍영표 의원도 대의원 33.47%, 일반당원 31.41%의 지지를 얻어 두 후보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3위에 그친 우원식 의원도 대의원 득표율이 31.56%로 만만치 않았다.
홍 의원은 친문 당원들의 결집이 예상됐던 권리당원 득표율(36.62%)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송 대표(35.95%)와의 격차가 0.67%포인트로 크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선 “홍 의원의 ‘친문 중심 단결론’만큼이나 송 대표의 ‘쇄신론’에 공감한 당원들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민주당 당 대표 결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무(無)계파’를 강조해 온 송 대표의 당선으로 당 안팎에선 당분간 친문 색채가 옅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전당대회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각종 인연을 강조해 온 홍·우 의원과 달리 송 대표는 “당명과 대통령 빼고 다 바꾼다” “계파 찬스를 쓰지 않는다”는 쇄신론에 방점을 찍었다. 송 대표는 우선 전직 대표들이 모이는 상임고문단 회의를 정례화하고 20대·30대 청년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친문 일변도이던 당 소통 구조가 달라질 것”(민주당 보좌관)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당·청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대표는 지난달 19일 TV토론에서 ‘원만한 당·청 관계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당이 민심의 목소리를 제대로 정부와 소통하고 전달하지 못하면 계속 유리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송 대표는 여러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게 장점이나, 이는 거꾸로 보면 다양한 이슈에서 청와대와 충돌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생애 최초 실수요자들을 위해 맞춤형으로 LTV(담보인정비율)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정책노선도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변화를 앞세운 송 대표의 득표율이 35%대에 불과한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탄탄한 조직세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두에서 시작했으나 결과적으론 후발주자인 홍·우 의원에게 거친 추격을 허용했다. 한 경쟁 후보 캠프 관계자는 “만약 홍·우 의원이 단일화했다면 일방적인 게임 아니었겠냐. 그만큼 입지가 불안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앞장서 온 김용민 의원이 최다 득표를 하고, 홍 의원과 한팀으로 움직인 친문 강병원·김영배 의원이 당선된 것도 불안 요소다. 민주당 한 의원은 “호남 출신 서삼석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탈락하면서 송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다. 급격히 방향을 틀면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문 강경파와 충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호남 주자들에게 불리할 것”(현직 의원)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 대표가 전남 고흥 출신이라 이낙연 전 대표(전남 영광)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전북 진안)에겐 불리하다는 취지다. 반면에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경기지사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송 대표의 존재감이 오랫동안 여권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독주해 온 이 지사에겐 새로운 당내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민주당 초선 의원)는 관측도 있다.
오현석·한영익·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민주 새 대표 송영길 “변화 위해 전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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