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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 6% 넘는 성장률 제시… “코로나 사태 끝났단 신호”

최만섭 2021. 3. 6. 10:21

中, 올 6% 넘는 성장률 제시… “코로나 사태 끝났단 신호”

전인대서 정부업무보고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입력 2021.03.06 03:00 | 수정 2021.03.06 03:00

 

 

 

 

 

마스크 안 쓴 시진핑 - 시진핑(맨 앞줄)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시 주석은 다른 참석자와 달리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개막식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급격히 늘렸던 국가 적자(赤字) 규모도 일부 축소했다. ‘코로나 비상사태'는 끝났다는 뜻이다. 동시에 국방비와 과학기술 연구 분야 예산과 지출은 대폭 확대했다. 미·중 갈등의 양대 전선(戰線)인 국방과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는 해석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개막식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 기대 목표를 6%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가 창궐했던 지난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2.3% 성장했다. 리 총리는 정부의 허리띠를 조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지난해 3.6% 이상 치솟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3.2% 안팎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과 과학 연구 분야는 예외였다. 올해 중국은 지난해보다 6.8% 늘어난 1조3553억위안(약 236조원)을 국방비로 편성했다. 1년 만에 15조원 넘게 증가한 셈이다. 리 총리는 업무 보고에서 “지난 1년 국방과 군대 건설에서 새로운 중대한 성취를 이뤘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는 국방비를 전년 대비 6.6% 늘렸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개막식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잇다. /AP 연합뉴스

이번 예산안에서는 중앙정부의 과학 분야 기초 연구 지원액도 지난해보다 10.6% 늘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공개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 2025년까지 정부·기업·학계를 포함해 중국 전체의 연구 개발비 지출 규모를 매년 7% 이상씩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국 기술, 소재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계획대로라면 중국 연구 개발비 지출은 지난해 2조4400억위안(약 424조원)에서 올해에만 30조원 이상 늘어나 2025년에는 최소 3조4200억위안(약 59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이 국방과 과학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기술, 산업 등 일부 분야에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중국 엘리트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발표한 국가 안보 지침에서 중국을 “개방된 국제 질서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

주미 중국 대사를 지낸 장예쑤이 전인대 대변인은 4일 밤 기자회견에서 “중·미 관계에 일부 분쟁이 있는 것은 정상적”이라며 “공급망 단절은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로 어떤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때와 비교해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언사가 미·중 관계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 기간(5~11일)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 요건 심사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홍콩 선거 제도 개편 방안도 심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번 회의에 대해 “중국의 정치, 경제적 부상을 꿈꾸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젠다를 진전시키고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강경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리 총리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